채권 랠리 국고50년 금리 6개월만 기준금리 하회…우호적 재료 만발

입력 2023-11-29 17:29 수정 2023-11-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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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이상 주요 금리 기준금리 근접하며 4~6개월만 최저
매파 월러의 비둘기 발언+미국채 강세+부총리 물가발언+바이백 영향
하루 앞 금통위 경계감 찾기 어려웠던 분위기...일부 차익실현에 손바뀜도
레벨부담 있지만 강세분위기 지속, 사고 버티자 심리도 계속될 듯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채권시장이 랠리를 펼쳤다. 2년물 이상 주요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인 3.50%에 근접하며 4~6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특히 초장기물인 국고채 50년물 금리는 6개월만에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우호적인 재료가 풍성했다. 우선 매파로 분류되고 있는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준 상임이사가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비둘기파(통화완화파)적 발언을 했다. 미국채가 강세를 보인데다 아시아장에서까지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4.3%를 밑돌며 강세를 이어간 것도 호재였다. 전날 미국장에서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32%를 기록하며 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바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 방송에 출연해 11월 소비자물가(CPI)가 10월(3.8%) 보다 훨씬 낮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전날 기재부가 12월 국고채 바이백 규모를 2조6500억원으로 발표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통화정책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강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금통위에 대한 경계감을 찾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레벨부담감은 있지만 강세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협회)
29일 채권시장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통안2년물은 9.0bp 하락한 3.604%로 6월13일(3.550%)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고3년물은 9.4bp 내린 9.4%를, 국고5년물은 9.2bp 떨어진 3.578%를 보였다. 이는 각각 7월19일(3.543%, 3.54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고10년물은 8.5bp 내린 3.641%로 7월27일(3.637%) 이래 최저치였다.

국고30년물은 9.5bp 떨어진 3.508%를, 국고50년물은 9.3bp 내린 3.469%를 보였다. 이는 각각 5월23일(3.504%, 3.46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국고50년물은 5월24일(3.491%)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 수준을 밑돌았다. 국고10년 물가채 역시 6.4bp 하락한 0.992%를 기록해 2022년 4월1일(0.985%) 이후 1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AA-등급 회사채 3년물은 10bp 급락한 4.297%를 보였다. 이는 15일 11.3bp 하락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며, 6월13일(4.297%) 이래 최저치다.

한은 기준금리와 국고3년물간 금리차는 5.4bp로 축소됐다. 국고50년물과는 마이너스(-)3.1bp 역전됐다.

국고10년물과 3년물간 금리차는 0.9bp 확대된 8.7bp를 보였다. 국고30년물과 10년물간 금리역전폭은 1.0bp 확대된 13.3bp를 나타냈다. 시장 기대인플레이션을 반영하는 국고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2.1bp 하락한 264.9bp로 9월4일(264.6bp)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28틱 상승한 104.08을 기록했다. 장중 103.97과 104.11을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14틱에 머물렀다.

미결제는 35만9638계약을 거래량은 18만2235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10계약과 거래량 2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51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8814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째 매수에 나섰다. 은행도 2555계약을 순매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만276계약을 순매도했다. 이는 15일 1만1102계약 순매도 이후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12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89틱 급등한 111.29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15일 146틱 급등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장중 110.77과 111.37을 오갔다. 장중변동폭은 60틱으로 17일(70틱) 이래 가장 컸다.

미결제는 17만8042계약을 거래량은 8만174계약을 나타냈다. 원월물 미결제 20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5회를 나타냈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2339계약을 금융투자는 2026계약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719계약을 순매도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달 24일 4101계약 순매도 이후 한달만에 일별 최대 순매도 기록이다. 보험은 753계약을 순매도해 9거래일연속 매도세를 지속했다. 이는 9월13일부터 27일까지 기록한 11거래일연속 순매도 이후 2개월만에 최장 순매도 기록이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고평 2틱을 10선은 고평 3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금융투자에서 400계약을 보였다.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국채선물 장중 추이. 왼쪽은 3년 선물 오른쪽은 10년 선물 (체크)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전일 월러 연준 이사의 도비시한 발언에 미국채 금리가 큰 폭 하락했다. 이 여파로 국내 채권도 큰 폭 강세를 보이며 시작했다. 전날 부총리의 11월 물가 상승폭 둔화 발언과 국고채 바이백 등 우호적인 환경이 맞물리면서 시장은 불스팁 장세를 보였다. 오후들어 스왑쪽부터 시작된 장기물 강세 분위기가 채권으로도 이어졌고, 특히 미국채 금리가 4.3%를 하회하면서 전반적으로 강세분위기가 확산했다”고 전했다.

이어 “금리가 급락하면서 내일 있을 금통위가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있다. 하지만 현 장세에 크게 영향을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금리부담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시장 환경으로 금리 강세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면서 상당히 강한 장이었다. 수급상으로는 국내 바이백이 2조6000억원 넘게 나온 점도 맞물려 작용했다. 장단기 금리가 고르게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또 “내일이 금통위지만 크게 경계하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어떤 말이 나오든지 미국 통화정책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때문에 금리가 크게 되돌려 지기도 어려운 여건이다. 일단 사고 버티는 쪽으로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매파 인사인 월러 연준 이사가 인하 시사 발언을 하면서 미국채가 단기물 위주로 급락해 불스팁 마감했다. 아시아장에서 미국채 금리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4.3%를 하회했고 H4L의 발단이 됐던 9월 FOMC 이전 레벨로 회복했다. 국내시장도 이에 연동해 전구간에서 10bp 가량 하락하며 3년물이 3.50%로 진입하는 초강세장을 나타냈다. 전날 발표된 국고채 바이백 영향으로 단기구간도 종목별로 차별화되며 강세흐름을 이어갔다. 금리가 최근 하단을 뚫고 내려오면서 차익실현성 매물도 나오며 손바뀜도 있는 모습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금통위는 매파적 동결이 시장 컨센서스다. 하지만 강세 흐름을 되돌리긴 어려워 보인다. 미국 PCE 지표도 시장수준에 부합하면 호재로 받아드릴 공산이 크다. 전구간이 기준금리에 수렴하면서 변동성은 다소 좀 줄어들 수 있을 것 같다. 재료에 따라 등락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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