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대장동 의혹’ 첫 판결서 유죄…구속부터 1심 선고까지

입력 2023-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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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2021년 9월 수면 위로…尹 정부서 본격 수사
유동규, 돌연 태도 바꿔 이재명 지목…김용 작년 10월 구속
재판서 연이은 설전…1심은 유동규 ‘진술 신빙성’에 손들어줘

▲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장동 민간업자들에게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일당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다시 구속됐다. ‘대장동 의혹’ 관련 사건 중 처음 나온 1심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6억7000만원을 명령했다. 동시에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 구속했다.

2021년 9월 수면 위로 드러난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은 지난해 대선 내내 판도를 뒤흔든 초대형 변수였다. 이 시기에 성남시 공무원과 민간업자 간 유착이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고, 검찰은 그해 9월 29일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을 꾸려 본격 수사에 나섰다.

대장동 개발업자들과의 성남시 측 연결고리 역할을 해온 유동규 전 상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뇌물 등 혐의 등으로 그해 10월 가장 먼저 구속기소됐다. 이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가 구속됐고,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공 전략사업실장) 등도 불구속 상태로 기소됐다.

이들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이 대표 측과 연관성을 부인했고, 검찰 수사는 더 진척되지 못했다. 이 대표가 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후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을 밟았지만, 지난해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서울중앙지검에 ‘특수팀’을 꾸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특히 유 전 본부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 돌연 태도를 바꿔 이 대표를 최대 수혜자로 지목하는 등 불리한 증언을 쏟아냈다. 이를 계기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대선 경선 당시 이 대표 캠프 총괄부본부장을 지낸 김 전 부원장은 이들의 진술을 토대로 한 달 뒤 구속됐다.

그해 10월 김 전 부원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 전 부원장은 이 대표가 참여한 민주당 대선후보 예비 경선 전후인 2021년 4~8월에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와 공모해 남 변호사로부터 대선 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2013년 2월~2014년 4월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 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장동 사업 관련 편의 제공을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1억9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DB)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이투데이 DB)

김 전 부원장의 첫 재판은 올해 3월 7일 진행됐다. 검찰은 공소사실을 낭독하며 김 전 부원장이 이 대표 경선을 위한 조직을 운영하면서 유 전 본부장을 통해 남 변호사에게 요구한 대선 경선 자금은 20억 원 규모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부원장 측은 “돈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며 “검찰이 돈을 받은 날짜를 ‘2021년 4월’이나 ‘6월 초순’ 또는 ‘8월 초순’이라고만 공소장에 적었는데, 범행일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공판에서는 김 전 부원장과 유 전 본부장 간 설전도 벌어졌다. 김 전 부원장이 “제가 돈을 언제 달라고 했냐”고 따져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받은 사람이 제일 잘 기억하지 않겠냐”고 받아쳤다. 돈을 주고받았다는 당시 상황을 두고도 언쟁이 이어지면서 재판부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후 김 전 부원장은 구속 6개월 만인 5월 4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당시 그는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히겠다”고 말했다. 불구속 상태로 이어진 재판에서도 김 전 부원장 측은 “유 전 본부장이 뇌물 받은 것을 덜기 위해 김 전 부원장에게 뒤집어 씌웠고,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진술번복 과정에 도움을 줬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총 20번의 공판 끝에 9월21일 변론을 종결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3억8000만 원을 선고하고, 7억9000만 원 추징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30일 김 전 부원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7000만 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6억7000만원을 명령했다. 동시에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보석을 취소하고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6억 원, 뇌물 7000만 원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 측의 범행일자 불특정, 검찰의 공소권 남용 등 주장을 배척했다. 재판 내내 대립각을 세웠던 유 전 본부장의 진술에 대해선 신빙성을 대부분 인정했다. 뇌물 전달자였던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유죄 판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이번 사건을 두고 재판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위법·부당한 업무추진을 견제해야 할 지방의회의 의원인 피고인 김 전 부원장 등이 성남시 대형 부동산개발과 관련해 민간업자들과 장기간에 걸쳐 금품수수 등을 통해 행해진 일련의 부패범죄”라고 지적했다.

반면 유 전 본부장과 정 변호사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남 변호사는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은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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