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성 산업 차관 “36개 원전 건설한 韓, 에너지·신산업 훌륭한 파트너”
한-EU 에너지 대화체 신설해 안보·무탄소에너지 협력 논의
우리나라와 미국, 프랑스,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원자력 발전 사용 22개국이 세계 원전 용량을 3배로 확대하자고 뜻을 모았다. 2020년 대비 2050년 3배로, 목표 원전 용량은 약 1176GW 규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2개 국가가 ‘넷제로 뉴클리어 이니셔티브(NetZero Nuclear Initiative)’ 지지 선언문을 채택했다고 3일 밝혔다.
세계원자력협회(WNA)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원전 설비 용량은 392GW다. 22개국은 원전 설비 용량을 2050년까지 1176GW로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2020년 세계 원전 개수는 441개다.
이들 22개국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지구 온도 상승을 섭씨 1.5도로 유지하는 데 원전의 중요성을 인정했다. 또 원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i-SMR) 등의 첨단 원자로의 개발과 건설을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용후 핵연료도 장기간 책임 있게 관리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강경성 산업부 2차관은 지지 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원전을 청정한 에너지원으로 인정하고, 세계 원자력 발전용량 3배 확대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며 “한국은 이미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 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해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 역할 확대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강 차관은 “해외원전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한국의 안전한 설계, 시공 및 운영 등 원전 산업 전 주기에 걸친 기술과 경험을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며 “36개의 원전을 건설하고,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기반으로 반도체, 이차전지, 조선 등의 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 올렸다”며 원전과 신산업 협력 파트너로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지지 선언문 채택엔 한국, 미국, 불가리아, 캐나다, 체코, 핀란드, 프랑스, 가나, 헝가리, 일본, 몰도바, 몽골, 모로코,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웨덴, 우크라이나, UAE, 영국이 참여했다.
아울러 강 차관은 이날 모하메드 알 하마디 UAE 원자력공사 CEO를 만나 그간 바라카 원전 건설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신규 원전, 핵연료 협력, 제3국 공동진출 등 원전 협력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전날인 1일엔 디테 쥴 요르겐센 EU 에너지 총국장을 만나 재생에너지 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 CCUS 등 무탄소 에너지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내년 초 ‘한-EU 에너지 대화체’를 신설해 에너지 안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 CFE이니셔티브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로 확대하는 협약엔 117개국(2일 현지 시간 기준)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 협약은 COP28 의장국인 UAE와 미국, 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이번 총회에서 추진하고 있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은 “이 협약으로 좀처럼 사용량이 줄어들지 않는 석탄으로부터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AE와 EU 등은 이 협약의 내용을 이번 총회 최종 합의문에 넣기를 원하고 있는데 합의문에 협약 내용을 명시하려면 약 200개 국가의 동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과 인도 등 양대 온실가스 배출량 최상위 국가는 이 협약 참여 여부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