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패션 플랫폼에서 판매된 일부 브랜드 제품의 성분이 잇달아 가짜로 드러나면서, 이를 극복할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요원한 실정이다. 저마다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나 소비자들의 신뢰가 바닥을 찍은 터라 실제적인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29CM·W컨셉·이큐엘(EQL) 등 패션 플랫폼들은 최근 울(Wool)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가짜 울 머플러를 판매한 것이 드러나 논란을 야기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제품은 ‘247서울’의 울 머플러다. 레이온,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값싼 합성섬유로 만들어졌지만, 이들 플랫폼의 상품 정보란에는 모드 울 50%, 폴리에스터 50%로 기재돼 있었다.
가짜 성분 제품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이들 패션 플랫폼에서 247서울 또 다른 제품이 도마위에 올랐다. 캐시미어 머플러 혼용률이 허위로 기재된 것이 적발돼 문제가 된 것. 캐시미어 소재가 들어간 제품이라는 설명과 달리 캐시미어는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자 각 패션 플랫폼들은 재발 방지 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우선 무신사는 이달 중 신규 조직으로 ‘안전거래센터’를 신설할 계획이다. 안전거래센터는 무신사에서 운영하는 패션 플랫폼 서비스에 등록된 모든 상품들에 대해 선제적인 모니터링과 검수를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추가로 외부 전문기관과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품질 검수 강화 조치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또 전체 입점 브랜드 8000여 개 대상으로 캐시미어가 언급된 모든 상품들을 전수 조사하고 각 브랜드가 시험 성적서 등 필요 서류를 제출하지 못할 경우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이다.
무신사 관계자는 “안전거래센터 도입을 통해 향후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을 대상으로 사전에 검수 작업을 거치고 품질 논란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컨셉도 문제가 불거진 이후 입점 브랜드를 대상으로 제품 시험 성적서 서류를 제출받는 등의 조치에 나서고 있다. W컨셉 관계자는 “가짜 머플러 판매 논란이 발생하기 전인 올해 초 이미 247서울 브랜드를 퇴점시켰다”면서 “문제가 된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 기간에 상관없이 적극적인 환불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검수 조직 운영과 시험 성적서 제출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지배적이다. 각 패션 플랫폼에 입점한 수많은 브랜드와 제품을 개별적으로 모두 검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많게는 수천 개 이상에 달하는 기존 브랜드와 상품의 품질을 일일이 검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입점 단계부터 철저한 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