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셰어링 업체 쏘카의 창업주 이재웅 전 대표와 2대주주 롯데렌탈 간 지분 경쟁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대해 선을 긋고 있으나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쏘카 측 지분 확보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달 말께부터 이달 초까지 장내에서 쏘카 주식 19만4000주(0.58%)를 사들였다.
주식 취득에는 이 전 대표 개인 자금 30억 원가량이 쓰였다. 이에 따라 쏘카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와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지분율은 37.81%에서 38.43%로 0.62%포인트(p) 늘었다. 에스오큐알아이는 이 전 대표가 83.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 전 대표 측과 롯데렌탈의 지분 경쟁은 올해 들어 롯데렌탈이 SK가 보유한 쏘카 지분을 전량 매입하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롯데렌탈은 작년 3월 쏘카 지분 11.8%를 1746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올해 8월 말 SK가 보유한 쏘카 지분 17.9%를 전량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1차 매입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는 연내에, 2차는 내년 9월에 이뤄진다. 여기에 최근 에스오피오오엔지의 풋옵션 행사 등으로 1.8%가량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면서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은 34.7%까지 확대됐다.
롯데렌탈의 이러한 움직임에 쏘카 경영진도 자사주 매입으로 응수했다. 박재욱 현 쏘카 대표가 10월 64만8948주의 자사주를 97억 원을 들여 사들였다. 2%에 가까운 지분이다. 이 전 대표 역시 이번 지분 매입에 앞서 48억 원의 개인 자금을 들여 1%가량의 지분을 장내에서 확보했다.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쏘카 측과 롯데렌탈 모두 지분 매입은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를 이용 중심으로 재편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와 플랫폼 파워를 입증해 수익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쏘카 2.0 전략에 힘을 싣겠다는 것이 이 전 대표의 매입 취지다.
박 대표 역시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나온 관련 질의에 대해 “(롯데렌탈과) 우호적으로 계속해 협력 관계를 만들 계획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협력하고 경쟁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업계에선 이 전 대표를 비롯한 쏘카 측 지분 확보 움직임이 경영권 분쟁 우려와 완전히 떼놓고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한다. 롯데렌탈 역시 대외적으로 장내매수 취득 계획이 없고 쏘카와 협업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롯데렌탈의 지분 매입은 의미 있는 행보로, 롯데렌탈이 쏘카의 사업영역인 카셰어링 2위 사업자인 그린카의 모회사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의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것”이라며 “롯데렌탈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현금성 자산 3787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쏘카 지분의 추가 매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