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폐렴에 한국 소아과 진료대란 온다” 의사들의 경고에 질병청 해명은

입력 2023-12-05 14:35 수정 2023-12-0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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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보건복지부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료계가 정부의 미흡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대응을 비판하자 보건당국이 해명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환자 추이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진료와 항생제 등 수급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5일 질병관리청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그간 국내에서 3~4년 주기로 유행이 발생한 감염병으로 마지막 유행은 2019년에 보고됐다. 최근 환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입원 환자가 2019년 47주 544명이었다면 2023년 동기간 270명으로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주 전국 2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 218개에서 입원 환자 감시를 통한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표본 감시 결과를 의료계와 식약처 등 관계 기관과 공유해 진료와 항생제 등 수급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중국을 휩쓸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국내 확산세가 이어지자 의료계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중국에서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걸린 어린이 환자가 늘면서 현지 소아과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저장성 취저우 3개 중점 병원에선 9월 이후 약 2개월에 걸쳐 해당 폐렴을 진단 받은 어린이 숫자가 작년 대비 17.8배 폭증한 상황이다.

전날 대한아동병원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중국에서 확산하며 인도, 대만 등 인접 국가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에 대해 보건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이 한순간에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 진료 현장에서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질병청은 국내 의료 수준이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개인 방역수준을 높이는 것을 권고하는 수준”이라며 정부의 부실 대응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도, 대만 등에서는 중국 여행 자제라든지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하고 있지만 정부는 유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 도대체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의료계는 학교와 유치원·어린이집 등 집단생활을 하는 유·아동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감염될 경우 확산 속도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며 ‘오픈런’과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에서는 필수 인력 부족과 독감 환자 급증을 비롯한 각종 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면 소아진료 대란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표본감시 현황에 따르면 국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입원 환자는 최근 한 달간 2배 이상 늘었다. 10월 중순 102명이던 입원환자는 11월 말 기준 270명으로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한 환자의 80%가량은 12세 이하 아동으로 파악됐다.

비말(침방울),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에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은 발열, 기침 등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나 3주 이상 지속해 오래 앓는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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