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은 지중, LS는 해저”…전선업계, 글로벌 시장 선점 가속화

입력 2023-12-05 16:00 수정 2023-12-0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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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ㆍ미국 등 해외 법인 설립에도 '적극'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자료제공=대한전선)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 (자료제공=대한전선)

국내 전선업계의 해외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빅(Big) 2’로 꼽히는 대한전선과 LS전선은 핵심 지역에 법인을 신설하는 등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대한전선은 지중 전력케이블에, LS전선은 해저 전력케이블에 힘을 쏟는 모양새다.

5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최근 자사 해외 법인 ‘Taihan Electric Australia Pty Ltd.’와 ‘Taihan New Zealand Ltd.’를 설립했다. 각각 호주와 뉴질랜드의 영업 법인으로, 대한전선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대한전선이 오세아니아에서 법인을 따로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오세아니아 시장은 예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고, 공들여왔던 시장”이라며 “작년 호주에서 대규모 전력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으로도 전망이 좋다고 판단해 이번에 영업 법인을 따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은 앞서 지난해 7월 호주 시드니 일대 대규모 전력 공급 프로젝트인 ‘PSF’(Powering Sydney's Future) 사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한 바 있다. 대한전선은 향후 수십 년간 시드니와 인근 지역에 대규모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지중 전력망을 구축했다. 호주에서 가장 높은 전압인 330kV급 전력망으로, 대한전선은 설계·자재 납품·시공·상업 운전 등 전 과정을 수행했다. 수주 규모는 14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법인 설립으로 대한전선의 오세아니아 시장 선점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선은 2004년 호주에 33kV 케이블을 납품하면서 오세아니아 전력 시장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이후 132kV, 275kV 케이블을 추가로 수주, 2009년에는 뉴질랜드에서도 220kV의 초고압 전력망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영토를 넓혔다.

오세아니아 외에도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에서도 초고압 지중 전력망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와 동시에 해저 케이블에도 적극 투자해 시장 저변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현재 당진에 해저 케이블 전용 공장도 짓고 있다. 내년 초면 완성되고, 이후 순차적으로 공장을 더 늘릴 계획”이라며 “해저 케이블 시장에도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 동해사업장 내 VCV타워 전경 (자료제공=LS전선)
▲강원 동해사업장 내 VCV타워 전경 (자료제공=LS전선)

LS전선은 업계에서 크게 주목 받는 해저 케이블 시장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특히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생산에 적극적이다. HVDC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교류 전력을 고압 직류로 변환해 필요한 곳까지 송전한 뒤 다시 교류로 바꿔 공급하는 방식이다. 국가 간 장거리 연결에 효율적이다. 올해에는 동해사업장에 320kV 이상의 HVDC 해저케이블을 전용 생산할 수 있는 VCV타워를 준공해 공급력을 대폭 키웠다.

LS전선은 8월 해저케이블 시공업체인 LS마린솔루션까지 인수하면서 기존 자회사인 LS전선아시아와 함께 ‘제조-시공’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향후 베트남과 대만 등 기존 강점인 아시아 시장에서 ‘턴키'(일괄 수주)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미국에서 초고압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법인 ‘LS GreenLink USA Inc.’도 설립했다.

LS전선 관계자는 “미국에서도 해저케이블 사업 확대 차원에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정확한 투자 금액 규모나 부지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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