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의 질주…‘투트랙’ 전략 선회하는 자동차 업계

입력 2023-12-06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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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ㆍHEV 동시 개발하는 전략 확산
GM, 북미 시장에 하이브리드 도입 검토
전기차 수요 둔화와 수익성 악화로 전략 수정
포드ㆍ현대차도 투트랙 전략 강화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동시에 하이브리드차 모델을 확대하며 병행 전략으로 선회하는 것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북미 시장에 하이브리드차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GM이 북미에 하이브리드차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GM은 2035년까지 모든 생산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전기차 올인’ 전략을 추진해왔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개발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반면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고 있어서다. 전기차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전략 수정의 배경이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기준 경유차는 28만8834대 팔려 하이브리드차(28만3365)를 5000대가량 앞섰다. 하지만 최근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하이브리드차가 사상 처음으로 경유차를 앞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입차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가솔린차를 추월하기도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9996대(40.4%)로 가솔린차(9933대·40.1%)를 앞섰다. 올해 미국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현대차,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전략을 추진하면서도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포드는 올해 말까지 전기차 6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내년 말로 미뤘다. 전동화 전환 속도를 조절하는 대신 향후 5년 동안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을 4배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3분기 포드의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41.4% 급증했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내년 현대차는 아이오닉7과 캐스퍼 전기차를, 기아는 EV3와 EV4를 내놓는다. 현대차는 2025년이면 캐스퍼와 베뉴를 제외한 모든 세단 및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라인업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추게 될 전망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에 올인하던 완성차 업체들이 수요 둔화 국면을 맞아 하이브리드차라는 교두보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고 있다”며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향성 자체는 바뀌지 않겠지만 당분간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동시에 개발하는 움직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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