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증권 투자 잔액이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해 9월 이후 반년 동안 무려 201억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산운용사의 투자 잔액이 같은 기간 150억달러 급감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사실상 해외증권 투자 손실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2009년 1분기중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동향'에 따르면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3월말 현재 520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3분기 721억4000만달러에 비해 무려 201억2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참고로 기관투자가는 외국환거래규정상 외국환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보험사로 한정되고 은행 및 종금사, 사모사채, 역외계정 투자 등은 제외된다.
분기별 기준으로도 3월말 현재 기관투자가 해외증권 투자 잔액은 작년 4분기(541억3000만달러)에 비해 21억1000만달러 감소했다.
기관별로는 자산운용사 투자 잔액은 241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251억4000만달러)에 비해 10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보험사 및 외국환은행 투자 잔액도 185억1000만달러, 73억5000만달러로 같은 기간(187억4000만달러, 84억6000만달러)에 비해 각각 2억3000만달러, 11억1000만달러 줄었다.
자산별로는 주식이 1분기중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14억2000만달러 줄어든 251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채권은 순매도(회수) 및 가격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 등으로 22억6000만달러 143억7000만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Korean Paper는 보험사를 중심으로 15억7000만달러 증가한 124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정선영 한은 국제국 외환분석팀 과장은 "국제 금융시장이 지난 반년간 금융위기의 정점을 지나던 시점이었고 무엇보다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주식 투자로 인한 손실이 컸던 만큼 외화자산 잔액 감소 폭이 컸다"며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