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비트코인 랠리 주도…원화, 달러 제치고 최대 거래 통화로

입력 2023-12-06 13:56 수정 2023-12-0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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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상 첫 달러 추월
최근 3개월간 원화 비중 41%로 17%p↑
같은 기간 달러화 비중 11%p 축소한 40%

대표적인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거래에서 한국 원화가 지난달 미국 달러화를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4만5000달러(약 6000만 원) 고지 점령이 임박한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에서 한국 투자자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씨씨데이터(CCData)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비트코인을 거래한 법정 화폐에서 원화가 처음으로 달러화를 추월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한 달간 비트코인으로 교환된 법정화폐 중 원화 비중은 42.8%로 집계됐다. 현재 9월부터 현재까지 원화 시장점유율은 약 41%로, 그 이전과 비교하면 17%포인트(p) 확대됐다. 반면 같은 기간 달러 점유율은 11%p 축소된 약 40%를 기록했다. CCData는 2021년부터 관련 데이트를 집계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면서 거의 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랠리에서 한국 트레이더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은 블록체인과 기상자산 커뮤니티가 활발한 것으로 유명한데, 테라·루나 사태의 주범인 권도형 테라폼렙스 대표도 한국에서 자랐다”고 소개했다.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는 비트코인이 글로벌 가격보다 20% 이상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에 거래되는 등 글로벌 가상자산 광풍의 진원지로 여겨졌다.

최근의 가파른 비트코인 랠리에 역시나 한국인들이 발 빠르게 투자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5월 테라 붕괴로 한국 가상자산 커뮤니티가 큰 타격을 받았다”며 “여전히 미국에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심화하면서 많은 가상자산 기업이 한국을 큰 기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3일 4만 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이날 4만4000달러대에 거래되며 4만5000달러도 넘보고 있다. 비트코인이 4만5000달러에 오른 것은 지난해 4월이 마지막이다.

비트코인 상승을 견인하는 것은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에 대한 기대이다. 현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검토하고 있는 현물 비트코인 ETF 10여 개 중 내년 1월까지 한 개 이상 승인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내년 4월로 예정된 반감기도 비트코인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량이 제한돼 일정량이 유통되면 채굴량이 절반이 되도록 설정돼 있다. 반감기는 약 4년을 주기로 도래하는데 과거에도 반감기가 다가오면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비트코인 가격을 부채질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는 3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내년 말까지 10만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트릭스포트도 내년 말까지 비트코인이 12만500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1년 11월 기록한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 6만900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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