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 위해선 지분 20% 이상 사들여야…조 회장은 과반 지분 위해 단 8%면 충분
정보유출 의혹도 나와…금감원 "선행매매 등 이상징후 살펴볼 것"
한국앤컴퍼니를 둘러싼 ‘2차 형제의 난’이 점입가경이다. 조현식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손을 잡고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주가가 급등했고, 이를 본 조현범 회장은 공개매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태도는 40%가 넘는 지분율에서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은 지분을 공개 매수해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5일 밝혔다.
한국앤컴퍼니의 현재 지분 구도는 최대주주인 조 회장이 총 상장주식 수 9493만5240주 중 42.03%(3990만1871주)를 보유하고 있다. 조 고문은 18.93%(1797만7497주)를 동생 조희원씨가 1006만8989주(10.61%)를 보유하고 있다. 합치면 29.54%로 조 회장에 12% 이상 모자른 수치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만든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오는 24일까지 주당 2만 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공개 매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사실상 유통 주식의 전부를 사들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누가 과반 지분을 먼저 확보하냐는 것이다. 조 회장 입장에선 약 8% 수준의 지분만 확보하면 돼 조 고문 측과 MBK의 공개매수 성공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도 여기서 비롯된다. 장내에서 주당 2만 원 이상으로 매집해 공개매수를 막거나 우호 세력을 확보하면 쉽게 이길 수 있는 싸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앤컴퍼니의 기존 주주인 hy(옛 한국야쿠르트)가 5일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면서 hy가 조 회장 측 우호지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hy 측은 “단순 투자 목적일 뿐 경영권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형제의 난이 일어나기 전 정보가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에선 공개매수 공시 전 10거래일간 주가가 이미 약 30% 뛴 것을 두고 선행매매 의혹 등 이상징후가 있었는지 살펴보겠다고 했다.
최근 금융당국은 공개매수 경쟁 때 벌어지는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초 카카오와 하이브 사이에 벌어진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전 당시 벌어진 시세조종에 대해서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관련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