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우려’ 오영주 중기부 장관 후보…지명 사흘 만에 소상공인 찾아 [종합]

입력 2023-12-07 16:14 수정 2023-12-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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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사진 맨 왼쪽)가 7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오세희 소상공인연홥회 회장(오른쪽)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사진 맨 왼쪽)가 7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오세희 소상공인연홥회 회장(오른쪽) 등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중소벤처기업부 )

오영주 외교부 차관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오영주 장관 후보자가 중소기업이나 벤처·스타트업, 소상공인 등 부처의 정책 대상자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인물이고 중기부의 주요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우려다.

이에 지명 사흘만인 7일 첫 행보로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중소기업, 벤처ㆍ스타트업, 소상공인 정책을 아우를 수 있겠냐는 세간의 시선과 우려를 불식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오세희 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현장의 애로와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했다.

소상공인 업계는 이 자리에서 고물과ㆍ고유가ㆍ고금리 등으로 인한 현장의 어려움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책 제언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 후보자는 “이틀 동안 업무보고를 받고 난 이후 가장 먼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무엇보다 소통과 관련된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오 후보자가 장관 내정 사흘 만에 소상공인연합회를 직접 찾은 것은 장관 지명 직후부터 제기된 전문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오 후보자는 정통 행정관료가 아닌 외무고시 출신의 정통 외교관이다. 대통령실은 오 후보를 중기부 장관으로 지명한 이유로 다년간 외교 요직을 거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한 점을 꼽았다.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 우리 기업의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적임자로 봤다.

하지만 현장에선 오 후보자가 과연 중기부를 이끌 수장으로 적합한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둘러싼 민감한 이슈들이 해외 시장 진출과 외교 이력으로만 풀어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납품대금 연동제의 안착,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처벌법 고금리 및 고물가, 공공요금 인상, 중소기업 인력난 및 외국인 고용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2분기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043조 원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업계에선 “동떨어진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올들어 정부는 얼어붙은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은행 벤처펀드 출자 한도 상향, 법인세액 공제, 스타트업코리아펀드 조성, 루키리그에 대한 모태펀드 비중 상향 등 관련 정책을 잇달아 풀었지만 투자 시장이 여전히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현장에선 작은 부처 특성상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기부는 2017년 부처로 승격한 사실상 막내 부처다. 2018년 10조 원을 밑돌던 예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의 어려움이 집중적으로 부각되면서 지난해 19조 원으로 늘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의 종료로 올해 예산은 13조 원대에 머물렀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감안하면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기부는 지역화폐나 중대재해처벌법 등 다양한 부처와 소통하고 싸워야 하는 영역이 많은데 이를 위해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오 후보자는 이같은 평가와 우려를 의식한 듯 이날 소상공인 간담회에서 구체적인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는 “만약 장관으로 일하게 되면 정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소상공인, 전통시장, 골목상권 등 별도의 정례협의체가 없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정례 협의체로 직접 여러 문제에 귀 기울이고 정책화하는 부분을 생각해보겠다”고 설명했다.

또 중기부 내 정책 자문회를 현장 중심으로 꾸릴 필요성도 제기했다. 소상공인 분야에서 온라인 기반의 해외 진출 및 판로 확대에 대한 검토도 언급했다. 전기요금 등 에너지 비용 문제에 관한 우려에 대해선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중소기업의 외교 현장을 아는 관료가 온 만큼 글로벌 진출 정책이 더 촘촘해지지 않겠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계 한 정책 전문가는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관점으로 보면 긍정적”이라며 “중소기업의 혁신 역량 강화가 매우 중요한 시점인데, 지금까지 약했던 글로벌 정책과 중소기업의 확장에 좋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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