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상되면 회복 안되는 ‘콩팥’…‘저염식·체중관리’ 필수 [e건강~쏙]

입력 2023-12-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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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콩팥병 환자 상태와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관리법 다르다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 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우리 몸속 노폐물을 걸러 소변으로 배출하는 기관 ‘콩팥(신장)’. 체액의 양과 구성을 조절하고 여러 호르몬을 생성하고 대사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따라서 콩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대사 기능이 저하되고, 혈압상승과 부종, 식욕부진, 빈혈, 뼈와 혈관 손상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3개월 이상 기능 저하 지속하면 ‘만성콩팥병’, 환자 10년 새 2배 증가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CKD, 만성신부전)은 원인과 관계없이 콩팥 손상이나 기능 저하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는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11%(남성 10.4%, 여성 11.8%)가 만성콩팥병 환자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한신장학회가 지난해 발간한 ‘일차 의료용 근거기반 만성콩팥병 임상진료지침’에 따르면 신장학회 자체 조사 결과, 우리나라 대도시 성인 가운데 약 13%가 만성콩팥병 상태이고, 사구체여과율이 60㎖/min/1.73㎡ 미만으로 감소돼 있는 환자는 성인 인구의 5% 정도로 추정된다.

실제로 8일 기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소분류(3단 상병) 통계를 보면 만성신부전 진료인원(입원·외래)은 2012년 13만7003명에서 2022년 29만6397명으로 10년간 2배 넘게 증가했다. 최근 5년(2018년~2022년) 통계에서도 증가세는 뚜렷하다. 2018년 22만6877명이던 만성신부전 진료인원은 2020년 25만9116명, 지난해 29만6397명으로 약 7만 명가량 늘었다.

질병관리청과 대한신장학회 등에 따르면 만성콩팥병은 콩팥 기능 감소 정도에 따라 1~5단계로 분류한다. 단계는 주로 GFR(glomerular filtration rate, 사구여과율)이라는 콩팥의 여과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결정된다. 만성콩팥병은 조기 진단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투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태에 이르거나 심혈관계질환 등 다양한 합병증으로 조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만성콩팥병은 조기에 발견해 적절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신장질환 악화를 지연시키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등 예후를 현저히 개선시킬 수 있다. 따라서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치료로 콩팥 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가장 큰 원인 노화…당뇨병·고혈압 있으면 저하 속도 가속

콩팥 손상이나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이 중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다만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다면 기능 저하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정상인도 40대 이후부터는 매년 사구체여과율이 1㎖/min/1.73㎡가량 노화로 인해 감소하게 된다. 하지만 혈관에 손상을 유발하는 당뇨병, 고혈압을 오래 앓거나 콩팥에 손상을 유발하는 사구체신장염이 있으면 기능 저하가 더 빨리 발생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다낭성신증과 같은 유전질환, 특정 약물(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일부 항생제 등)이나 독성 물질(헤비메탈 등)에 오랜 시간 노출될 경우 콩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 치료는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및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우선 △1~2단계에서는 원인 진단과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가장 많은 원인이 되는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철저한 관리가 일차적으로 필요하다. 콩팥 손상의 위험 요인(흡연, 비처방 약물 사용 등)을 줄이는 생활 습관 개선도 필수이다. 이 시기에는 정기적인 혈액 및 소변검사를 통해 콩팥 기능을 관리해야 한다.

또 △3~4단계는 콩팥 손상과 기능감소가 더 가속화되므로, 기저질환과 합병증을 더 집중 관리해야 한다. 단백뇨, 고혈압, 빈혈, 뼈와 미네랄 이상 등 합병증 관리도 반드시 필요하다. 식사 조절, 특히 나트륨, 칼륨, 인 섭취 제한 등이 필요하지만, 이는 남은 콩팥 기능의 정도와 원인 질환에 따라 환자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의사와 적극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이상호 교수는 “콩팥에 해가 될 수도 있는 약물 부작용 관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콩팥을 보호하는 약물들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5단계는 이미 콩팥 기능이 너무 나빠져 노폐물이 과도하게 축적돼 합병증이 더 진행하기 전에 투석 치료나 이식 준비가 필요하다. 투석을 받는 환자들은 특별한 식사와 약물 관리가 병행되어야 하고 심혈관 합병증, 뼈와 미네랄 이상, 빈혈 등의 집중적 관리도 받아야 한다.

만성 콩팥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이 중요하다. 진행단계별 적절한 치료법도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이상호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일부 약물은 콩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남아 있는 콩팥 기능에 따라 피해야 할 약물을 잘 알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건강식품이나 보조제 역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이상호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가 상담을 통해 개인별 상황에 맞는 관리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정해진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강동경희대학교병원)

영양성분부터 수분 섭취, 염분 등 콩팥 기능 따라 세세하게 관리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은 콩팥의 추가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혈압을 정상 범위 내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염식은 반드시 필요하고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조절이 콩팥 기능에 중요하다.

혈당을 정상 범위 내에 유지하면 콩팥의 손상을 예방하거나 늦출 수 있다. 체중 관리는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려면 균형 잡힌 식단과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일상생활 시 저염식과 체중 관리를 위한 식사요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콩팥 기능이 떨어지는 정도에 따라 단백질, 칼륨, 인 등은 특정 영양성분의 섭취를 제한해야 할 수 있다. 하지만 남은 콩팥의 정도에 따라 환자별로 그 정도는 크게 달라지므로 반드시 전문가 조언을 따라야 한다.

이 교수는 “하루 4~6잔의 충분한 수분 섭취는 중요하지만, 심한 콩팥 기능 저하 시 너무 많은 물을 섭취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알코올은 적당히 섭취해야 하며, 흡연은 콩팥 손상을 가속할 수 있기 때문에 흡연을 피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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