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명품에 돈 써서 가난?…MZ는 억울하다

입력 2023-12-10 12:00 수정 2023-12-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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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20·30대 1인 가구 소비 코로나19 전보다 줄어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후 20·30대 1인 가구의 소비가 큰 폭으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10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취업자인 20·30대 미혼 1인 가구의 소득·소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분기 소비지출은 평균 191만5000원으로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1~3분기(176만2000원) 대비 15만3000원(8.7%) 증가하는 데 그쳤다.

6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2019~2023년 누적 11.4% 상승했는데, 소비액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친다는 건 소비량이 줄었단 의미다.

먼저 취업자인 20·30대 미혼 1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19년 287만4000원에서 올해 346만8000원으로 59만4000원(20.7%) 증가했다.

다만 월평균 지출은 255만7000원으로 32만3000원(14.5%) 느는 데 그쳤다. 그나마 지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조세지출 등 비소비지출 증가 영향이다.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2019년 47만2000원에서 올해 64만2000원으로 17만 원(36.0%) 급증했다.

비소비지출 증가는 소득 증가에 따른 조세지출, 사회보험료 등 증가와 자산 마련에 따른 이자지출 증가의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 20·30대 1인 가구의 주택 보유율은 2019년 10.0%에서 올해 11.4%로, 자동차 보유율은 41.5%에서 43.5%로 올랐다. 20·30대 자산은 기준금리가 0%대였던 2020년 3월 16일부터 2021년 10월 11일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만, 소비지출 증가율은 한 자릿수(8.7%)에 그쳤다. 이로 인해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 대비 소비지출을 뜻하는 소비성향은 2019년 73.4%에서 올해 67.8%로 5.6%포인트(P) 하락했다. 코로나19 유행 전 처분가능소득의 4분의 3을 소비에 썼다면, 이제는 3분의 2만 쓴단 의미다. 총소득 대비 총지출도 같은 기간 77.7%에서 73.8%로 3.9%P 낮아졌다.

한편, 20·30대의 경우 물가 상승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출목적별 소비지출 중 최근 물가가 가파르게 오른 음식·숙박, 교통, 식료품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음식·숙박 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이하 동일)은 지난해 7~12월 8%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에도 불구하고 종합지수 상승률을 웃도는 고물가가 이어지고 있다. 교통은 최근 둔화세를 보이나, 지난해 3~7월 두 자릿수 상승의 여파가 남아있다. 식료품·비주류음료 상승률도 10월 이후 6%대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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