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집트인 하렵니다”…유튜브마저 올렸다, 소비자 울리는 ‘스트림플레이션’

입력 2023-12-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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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 43% 인상
‘국적 속임수’ VPN 우회 가입 반응도
요금 오르자 불법사이트 시청도 늘어
넷플릭스·티빙 등도 요금 인상 단행

“매달 1만 원씩 내고 있었는데, 50% (가량) 올린다니 반발심이 생기네요.”

“유트브 프리미엄 너무 비싸서 결국 우회 시도했네요. 이집트 2800원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인도, 아르헨티나, 터키는 다 막힌 것 같습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8일 한국인이 가장 많이 시청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가 광고 없이 시청하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월 구독료를 기존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올리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구글코리아는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당초 8690원으로 시작했다가, 2020년 9월에 첫 요금 인상 단행 이후 3년여 만에 다시 올렸다. 기존 가입자는 최소 30일의 유예기간 이후 적용되는 만큼 사실상 다음 달부터 본격 인상이 이뤄진다. 신규 가입자는 8일부터 인상된 가격이 바로 적용됐다.

서비스 개선이 구독료 인상의 이유이지만, 한 번에 43%나 올려 소비자들의 반발이 적지 않다. 장기 가입자 같은 경우는 인상률이 71%나 돼 부담이 더 크다. 한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는 ”아무리 물가가 오른다고 해도 한 번에 43%는 과하다고 생각한다”며 “자체 콘텐츠를 제공하는 다른 OTT와 다르게 여러 크리에이터들의 플랫폼 역할이 돼 주면서 가격을 인상하는 유튜브의 이 같은 인상 폭은 납득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일부 OTT 이용자들은 구독료를 아껴보겠다고 국적을 변경하기도 한다.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해외에서 가입하면 국내 시장보다 더 저렴하게 OTT를 이용할 수 있어서다. 포털에 ‘OTT 국적 변경’이라고 검색하면 다른 나라 계정을 편법으로 이용할 수 있게 안내하는 대행업체까지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구독자 행위는 약관 위반이다. 유튜브는 국적 변경을 허용하지 않고, 공식 경로가 아닌 방법으로 유료 서비스를 사용할 경우 계정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몇 년 전 국내에서 인도나 튀르키예 등을 통한 우회 접속이 성행하자 접속이 막힌 사례도 있다.

스트림플레이션은 불법 사이트 접속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래픽 분석 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제2의 누누티비라 불리는 불법 동영상 사이트에 지난달 약 1950만 회의 접속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월의 350만 회에서 5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이 사이트 외에도 포털에서는 ‘OO티비’라는 이름의 불법 사이트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국적 속임수, 불법 사이트 이용을 선택하는 구독자들의 윤리 의식이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나라마다 이용 요금을 차별하고, 그 가격을 지나치게 인상하는 글로벌 OTT의 요금 정책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다른 나라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을 감안해 비교하더라도 한국의 요금이 과하게 비싼 게 맞다”며 “OTT 업체들은 이용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요금을 설정해야 하고, 이용자들은 지적재산권에 대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OTT들의 요금 인상은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앞서 넷플릭스도 지난달부터 이용자끼리 계정을 공유하던 정책을 제한했다. 거주지가 다른 이용자가 계정을 공유할 땐 5000원의 추가 요금을 더 내야 한다.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다. 디즈니 플러스 역시 월 9900원이던 단일 요금제를 프리미엄과 스탠다드로 가격을 나눠 운영하기 시작하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토종 OTT인 티빙 역시 이번 달부터 월 구독료를 20%씩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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