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 반도체 경쟁력 높인다”…삼성·SK, 차세대 ‘EUV’ 장비 확보도 ‘파란불’

입력 2023-12-13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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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뤼크 반 덴 호버 IMEC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안드레아스 페처 ZEISS SMT 대표.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뤼크 반 덴 호버 IMEC 대표,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안드레아스 페처 ZEISS SMT 대표. (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기업과 네덜란드 ASML의 이번 협력 강화로 우리나라의 반도체 시장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ASML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확보에도 파란불이 켜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ASML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ASML 본사에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ASML은 삼성전자와 함께 약 1조 원을 투자해 차세대 EUV 장비를 활용한 초미세 첨단 반도체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를 우리나라에 건립하기로 했다. ASML이 반도체 기업과 해외에 연구개발(R&D)센터를 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와는 EUV용 수소 가스 재활용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 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고, 연간 16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

이규복 반도체공학회장은 “EUV 장비를 누가 선점하고, 어떻게 운용하는 지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협약으로 성능을 더 정확하고, 미세하게 만드는 연구를 같이 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이 반도체 선단 공정을 선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향후 EUV 장비 확보에서도 우리 기업이 우위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SML은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슈퍼 을(乙)’ 기업으로 불리는 이유다. ASML은 2㎚ 공정을 할 수 있는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이하 NA)도 곧 선보인다. 특히 2025년 2㎚ 공정 양산을 계획한 삼성전자로서는 하이 NA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 삼성전자를 포함해 TSMC, 인텔 등 다수의 파운드리 기업이 ASML의 이 장비 확보를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ASML의 EUV 공급은 사실상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만의 TSMC에 집중돼 왔다”면서도 “이번에 우리 기업과 연구·개발을 함께 하기로 한 만큼 향후 장비 선점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ASML의 국내 투자 확대도 기대된다.

ASML은 이미 지난해 총 2400억 원을 투자해 2025년까지 경기 화성시에 ‘뉴 캠퍼스’를 짓겠다고 발표하는 등 국내 반도체 시장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뉴 캠퍼스에는 EUV 노광 장비 부품 등 재(再)제조센터와 첨단기술을 전수하는 트레이닝 센터 등이 들어선다. 이번에 협약한 R&D센터와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고급 인재 확보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기업 간 인재 쟁탈전이 빈번한 만큼 고급 인력 자체가 큰 경쟁력이다. 한국과 네덜란드는 이번에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를 신설하기로 했다. 반도체 관련 학생들과 재직자들이 ASML 본사와 에인트호벤공대 등에서 EUV 첨단 장비 운영 노하우와 기술 개발 역량을 키운다. 내년 2월부터 2028년까지 5년 간 500명의 인재를 양성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반도체 동맹을 통해 설비 소재 협력사의 성장, 반도체 인재 육성 등이 기대된다"며 "이는 국가 반도체 경쟁력 확보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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