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강조한 尹…원전·물류 협력도 추진

입력 2023-12-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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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크라스나폴스키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크라스나폴스키 호텔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에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반도체 동맹'을 강조하는 한편, 원전과 수소 등 무탄소에너지와 물류 분야 협력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을 찾아 "반도체는 오늘날 양국 협력의 상징"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무탄소에너지 역시 앞으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해야 할 분야"라며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우리 두 나라는 원전, 수소, 해상 풍력 등 분야에서 서로 협력할 부분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네덜란드가 물류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점에 대해 언급한 윤 대통령은 "물류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며 "세계적인 물류 허브인 양국의 두 항만 간에, 또 물류 기업 간에 지속적인 협력을 기대하며 우리 정부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이 참석한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은 양국 간 처음 열리는 대규모 비즈니스 포럼으로, 이날 참석한 양국 주요 기업 및 기관들은 △첨단산업 △무탄소에너지 △물류 △농업 등 분야에서 총 19건의 계약 또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포럼에는 한국 측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네덜란드 측은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말튼 디르츠바거 NXP 최고전략책임자(CSO), 잉그리드 타이센 VNO-NCW(네덜란드 경영자협회) 회장 등 양국 경제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네덜란드는 60여 년 전에 한국이 유럽과의 무역을 본격화하기 위해 최초로 무역관을 개설한 국가"라는 말과 함께 "1979년 한국 첫 국산 자동차인 포니가 유럽 시장 문을 처음으로 두드린 곳이 바로 이곳 암스테르담"이라며 양국 간 인연부터 소개했다.

이어 "2004년에는 로테르담에 한국의 첫 해외 공동 물류센터가 설치돼 유럽으로 향하는 한국 화물들이 집결하고 있다"며 "네덜란드의 ASML과 한국의 삼성, SK하이닉스는 상호보완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양국 경제 협력이 자동차로 시작, 반도체까지 확장한 것이라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의 활발 교류와 협력에 힘입어 양국 간 교역 성장세도 이제 거침이 없다. 지난해 교역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고, 코로나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기술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위기, 기후변화 위기와 같은 전례 없는 복합 위기를 마주하고 있지만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 두 나라는 그 어떤 나라보다 모범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양국 간 협력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반도체 분야의 전략적 연대를 더욱 공고히 다져야 한다"며 양국 반도체 기업 간 주요 협력 사업, 정부 간 관련 대화 채널 개설과 양해각서 체결 등을 언급한 뒤 "우리 두 나라가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동맹으로 발전하는 튼튼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무탄소에너지 분야 협력과 관련, 이날 체결한 원전 협력 양해각서(MOU)를 언급하며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시공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네덜란드의 신규 원전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수소차, 연료전지의 최고 선도국인 대한민국과 유럽 최대 그린 수소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는 네덜란드와의 수소 협력도 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해상 풍력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상호 보완적인 협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화 오션이 수주한 해상풍력 설치선은 네덜란드 기업의 설계를 바탕으로 건조, 네덜란드 기업의 대형 크레인을 탑재할 예정이다. 북해의 해상풍력단지에서 네덜란드의 기업 생산한 전기는 한국 기업인 LS전선 케이블을 통해 유럽 전체를 밝히고 있다"고도 말했다.

물류 협력과 관련 윤 대통령은 "부산항만공사는 지난해 초대형 중소기업 전용 공동물류센터를 로테르담 항구에 개장했고, 2027년까지 유럽 지역에서 최초로 콜드체인 물류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네덜란드 상원에서 얀 안토니 브라윈 네덜란드 상원의장, 레이몬드 드 로온 하원 부의장과 합동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헤이그 네덜란드 상원에서 얀 안토니 브라윈 네덜란드 상원의장, 레이몬드 드 로온 하원 부의장과 합동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기 전, 헤이그 상원 건물에서 얀 안토니 브라윈 상원의장 및 레이몬드 드 로온 하원 부의장을 합동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네덜란드가 반도체, 바이오 등 과학기술 선도국이자 국제법, 개발협력, 인권외교에도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음을 평가하며 "규범기반 국제질서가 통용되는 국제질서를 구축하는 데에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정부, 기업, 대학을 아우르는 '반도체 동맹'을 확고히 해 나가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다.

브라윈 상원의장과 드 로온 하원 부의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 환경 변화 속에서 네덜란드와 한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양국이 안보와 경제의 각 분야, 반도체 협력을 긴밀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네덜란드 의회 차원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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