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오더 ‘키햐’로 연말 모임 술 한잔 어때요” [탐방기UP]

입력 2023-12-17 15:54 수정 2023-12-23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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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등 파트너와 함께 성장
편의점·마트 그 이상의 규모 만들 수 있어
사업 확장 순조로워…2025년께 BEP 달성

대한민국 전체 기업 중 대기업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그 1% 대기업이 굳세게 뿌리를 내리는 동안 99%의 중견ㆍ중소기업은 쉼 없이 밭을 갈고 흙을 고릅니다. 벤처ㆍ스타트업 역시 작은 불편함을 찾고,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해 삶을 바꾸고 사회를 혁신합니다. 각종 규제와 지원 사각지대, 인력 및 자금난에도 모세혈관처럼 경제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기ㆍ벤처기업, 그들의 기업가 정신과 혁신, 고난, 성장을 ‘탐방기(記)’에 ‘업(UP)’ 합니다. <편집자주>

▲박영욱 키햐 대표. (사진제공=키햐)
▲박영욱 키햐 대표. (사진제공=키햐)

“고객에게는 편리하고 투명한 주류 구매 경험을
소상공인 픽업 매장에는 성공을 위한 발판을.”

17일 박영욱 ‘키햐’ 대표는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키햐가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 미래 등을 이 같은 문장으로 소개했다.

키햐는 2022년 4월 설립된 스마트오더 스타트업이다. 주류 스마트오더는 스마트폰 앱 등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주류를 주문한 후 음식점과 슈퍼마켓,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는 서비스다. 술은 대면 판매가 원칙으로 통신 판매를 제한해왔으나 온라인으로 성인 인증이 가능해지면서 2020년 4월부터 주류의 통신 판매가 허용됐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매장을 방문해 판매자와 대면해 술을 인도받는 것이 전제다. 규제가 풀리자 신시장 선점을 위해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대기업 계열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서비스를 선보였고, 데일리샷과 달리, 키햐 등의 스타트업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가 키햐 창업에 나선 것은 과거 벤처 창업·운영 및 벤처투자 회사 재직 당시의 경험을 비롯해 술을 좋아하는 개인 성향도 반영됐다. 그는 “단순히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과 결합한 형태의 플랫폼 사업에 매력을 많이 느꼈고, 새롭게 열린 주류 시장에서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과 역량으로 시장을 더 좋게 만들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또 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으나 주류를 온라인으로 유통할 방법이 없다가 관련 법령이 개정된 걸 알고,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키햐는 설립 반년만인 작년 10월 서울 지역 20개 픽업 매장으로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올해 6월에는 제주도, 7월에는 경상도 지역까지 확장해 1년여간 전국 대부분 지역 300여 개 픽업 매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투자 유치도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작년에 서울대기술지주, 티비티 등의 벤처캐피털들로부터 자금 유치에 성공했고, 올해 6월에는 구글과 창업진흥원이 함께 지원하는 ‘창구 프로그램’ 및 2년간 약 5억 원의 연구개발(R&D)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팁스’(TIPS)에 동시 선정됐다”고 말했다.

(사진제공=키햐)
(사진제공=키햐)

스마트오더 시장의 경쟁은 치열하다. 오프라인 픽업 매장 수 등 선두권 업체과 비교해 부족한 점도 있다. 그러나 키햐는 스마트오더 시장이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기회들이 많다고 판단한다. 박 대표는 “국내 주류 시장은 2020년 판매가 기준 26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아직 주류 스마트오더에 대해 모르는 고객이 훨씬 많다”이라며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발행한 주류시장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주류 스마트오더에 대한 인지는 65%나 되지만 아직 구매 경험이 없는 분들이 64.1%나 되더라”라고 덧붙였다.

스마트오더 관련 법령 개정의 이유 중 하나는 ‘소비자, 소상공인의 편익 제고 및 스타트업 창업 활성화에 기여’다. 키햐는 이러한 측면에서 경쟁사들과의 차별점 및 성공 전략을 꾀한다. 일례로 픽업 매장에는 판매 금액의 10%를 수수료로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이 자사 매장 위주로 주류 스마트오더 사업을 펼칠 때, 저희는 각 지역에 있는 자영업자, 소상공인들과 함께 큰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더 많은 소상공인과 함께한다면 고객에게 더 편리하게 주류를 주문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물론, 대기업이나, 편의점 그 이상의 픽업 매장 규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이를 후발주자의 이점으로 여겼다. 앞선 업체들이 놓치고 있었던 시장의 기회들을 잡기 좋았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이제는 비슷한 서비스들이 많이 생겼지만, 픽업 매장들을 단순히 픽업 장소 정도로만 생각할 뿐, 함께 성장하고 도와줘야 할 파트너라도 생각하는 경우는 없더라”라며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파트너분이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고, 저희는 더 많이 지원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키햐는 체 브랜드(PB) 상품을 출시하고 픽업 매장 확대도 이어갈 계획이다. 현재 키하가 유통하는 주류 품목은 700여 종이며 내년에는 1500여 종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를 통해 2025년 정도에는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한다는 목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박 대표는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전국 주류 도매사 확보와 픽업 매장 확보를 통해 전국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었는데,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픽업 매장을 촘촘히 확보하고, 다양한 양조장들과 협업해 키햐를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재미난 주류 제품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단순히 주류를 유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픽업 매장의 성공을 지원하는 든든한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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