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2차시한 임박…청문회·쌍특검까지 지뢰밭

입력 2023-12-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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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시한 넘겨 합의한 20일도 처리 난망
18일부터 '2기 내각' 인청…여야 정면충돌
김건희특검에 3국조…연말까지 정쟁 불가피

▲<YONHAP PHOTO-3082> 악수하는 윤재옥-홍익표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예산안 2+2 협의체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12.7    uwg806@yna.co.kr/2023-12-07 14:19:49/<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3082> 악수하는 윤재옥-홍익표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7일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예산안 2+2 협의체 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12.7 uwg806@yna.co.kr/2023-12-07 14:19:49/<저작권자 ⓒ 1980-2023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여야가 법정 처리 시한(2일)을 훌쩍 넘긴 내년도 예산안을 20일 본회의에서 처리할지 주목된다. 20일은 여야가 예산안 처리를 합의한 '2차 마지노선'이지만, 쟁점 예산에 대한 이견이 커 연내 처리도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2기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정국까지 맞물려 여야 강대강 대치 정국은 더욱 고조되는 모습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법정 시한은 물론 정기국회 회기 내(9일) 처리도 불발된 예산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 구성된 '2+2 협의체'가 분야별 증감액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어느새 여야가 두 번째 목표 시한으로 제시한 20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R&D(연구개발)·정부 특수활동비·지역화폐 등 쟁점 예산을 두고 여전히 신경전을 벌이면서 협상의 물꼬가 좀처럼 트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정부안에 담긴 예비비·특활비·공적개발원조(ODA) 예산 감액과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지역화폐 등 이른바 '이재명표 예산' 대폭 증액을 요구하고 있지만, 여당은 재정건전 기조를 이유로 민주당의 선심성 예산·정부 핵심사업 감액 요구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은 20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자체 '감액 수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임오경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예산안은 무조건 20일 처리한다"면서 "만약 합의가 당일에 된다면 '시트 작업'(계수조정 작업) 시간 정도는 감안할 수 있다. 20일에서 하루 이틀 정도 더 고려해줄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약속한 20일까지는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간극이 크다"며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은 코로나19 때 워낙 어려웠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했던 사업인데 기본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해야 하는 것이고 상시화 하면 안 되는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중폭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18일부터 줄줄이 열리는 점도 예산안 협상의 또다른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시작으로 ▲19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20일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1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잇달아 열린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미정이다. 민주당은 이를 '인사 참사'로 규정하고 각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여당과 정면충돌이 불가피한 상태다.

특히 민주당은 음주운전·폭력 등 전과가 있는 강도형 후보자와 이동관 전 방통위원장 후임으로 지명된 검사 출신 김홍일 후보자의 전문성 미비 등을 청문회 과정에서 집중 추궁하겠다는 입장이다.

청문회 정국을 넘어서면 민주당이 28일 본회의 처리를 벼르는 쌍특검과 국정조사 3건(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서울-양평 고속도로 의혹·오송 지하차도 참사)이 기다리고 있다. 연말까지 정쟁성 이슈가 산적한 만큼 예산안에 불똥이 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예산안은 '20일 처리'는커녕 2014년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래 최장 지각 기록인 12월 24일(지난해)을 넘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본회의가 예정된 20·28일을 넘어 연내 예산안 처리가 불발되면 헌정사상 최초로 전년도 예산에 준해 예산을 집행하는 준예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협상이 완전히 안 되는 건 아니고 논의에 재논의까지 거듭하면서 이견을 좁히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20일 아침까지 뭐든 된다고 하면 문은 열려 있다"고 전했다.

기재부 관료 출신 국민의힘 재선의원은 "협상 다 끝나고 시트 작업을 최대한 줄여서 해도 15시간은 걸린다. 여야가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며 "민주당이 4조6천억을 깎고 8조를 증액하자고 하면 타협이 안 된다. 최소한 감액 범위 내에서 증액해야 한다는 걸 인정해야 이야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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