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이·팔 전쟁 직격타…‘울며 겨자 먹기’ 홍해 대신 희망봉

입력 2023-12-17 15:30 수정 2023-12-1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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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 전쟁 시작 후 최소 8척 선박 공격
수에즈운하와 이어진 홍해,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30%
대형 해운사들, 우회로인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눈 돌려
“항해 거리, 기존보다 40% 길어지게 돼”

▲지난달 19일 예멘 반군 후티 헬기가 홍해에서 항해 중인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위를 비행하고 있다. 호데이다(예멘)/EPA연합뉴스
▲지난달 19일 예멘 반군 후티 헬기가 홍해에서 항해 중인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 위를 비행하고 있다. 호데이다(예멘)/EPA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의 전쟁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홍해 일대에서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에 무차별 무력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렇게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핵심 교역로가 지나는 홍해의 안보가 급격히 악화하자 글로벌 해운사들이 운항을 중단하거나 홍해 대신 우회로인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으로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 여파가 글로벌 교역과 물류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10월 7일 시작된 이후 홍해 입구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선박은 최소 8척에 이른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보복하는 차원에서 이스라엘 소유 선박이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민간 선박에 무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후 해운사들이 잇따라 선박 운항 중단 조치를 취하고 있다. 스위스 해운사인 MSC는 전날 팔라티움3호가 예멘 반군으로부터 드론 공격을 받았다면서 안전할 때까지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운하를 통한 운항을 중단하고 대신 아프리카 남쪽 끝에 있는 희망봉 주변으로 항로를 변경할 것이라고 이날 발표했다.

덴마크의 해운사 머크스도 전날 “우리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할 예정인 모든 선박에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운항을 일시 중단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고 밝혔다. 프랑스 해운사 CMA CGM도 홍해 운항 중단에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독일 최대 컨테이너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이 항로의 이용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수에즈운하와 이어져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주요 해상 수송로다. 페르시아만에서 생산돼 유럽과 북미로 수출되는 석유와 천연가스가 운반되는 핵심 통로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후티 반군의 홍해상 선박 공격으로 물류 시간과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유럽 최대 무역항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싱가포르까지의 항해 거리가 홍해가 아닌 희망봉 경로를 이용할 시 40% 길어진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조만간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 함대를 확대할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홍해 인근의 해양 안보를 담당하는 연합해군사령부(CMF) 예하 함대인 ‘연합기동부대153(CTF-153)’ 확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양 기동부대와 관련해 며칠 내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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