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할인에 중장년층 이용 어려워
“구체적 적용 대상 한눈에 명시를”
한 버거 프랜차이즈 사용자가 커뮤니티 게시판에 남긴 후기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연말 외식 수요를 노리고 할인 이벤트를 쏟아내고 있지만 자사 앱 신규 가입 유치를 위한 ‘미끼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는 고물가에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취지라고 하지만, 충성 고객을 늘리기 위한 ‘잇속 챙기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주요 프랜차이즈사는 연말을 맞아 자사 앱 가입자 수 확대를 위한 할인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이날부터 10일간 한우불고기 버거 세트를 최대 50% 할인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롯데리아는 ‘고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을 위해 한 끼 식사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행사는 자사 앱인 ‘롯데잇츠’ 사용 고객만 이용할 수 있다. 행사 알림 포스터에는 ‘한우불고기 세트 50% 할인!’이라는 문구 위에, 아주 작은 글씨로 ‘롯데잇츠 신규 가입하면’이라는 조건이 쓰여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신규 고객이 아닌 롯데잇츠 기존 고객은 할인율이 32%로 줄어든다.
치킨 프랜차이즈 BBQ도 자사 앱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BBQ는 12월 한 달 동안 매주 금요일 ‘황금올리브 치킨’ 3000원 할인 쿠폰을 증정하는데, 자사 앱 이용자만이 혜택 대상이다. 하지만 이벤트 안내 페이지에서 앱 가입자만 쿠폰을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은 하단에 작게 안내돼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도 매장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최대 30%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나, 이 역시 자사 해피포인트 앱 또는 파바 앱 이용자만 대상이다. 여기에 회원 바코드를 제시하는 고객과 아닌 고객의 할인 비율도 다르다. 또 케이크 종류별로 할인율이 달라져, 할인 혜택을 받는 과정 또한 복잡한 편이다.
소비자들은 최근 프랜차이즈사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적용 대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작게 안내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한다. 결국 할인가로 고객을 유인한 뒤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는 사례도 많다는 것이다.
어렵게 앱을 가입한 뒤에도 난관이 크다. 할인 받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 중장년층 이상은 이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경기도 광명시의 소연진(가명·31)씨는 “최근 부모님이 한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할인을 받으려고 했는데 관련 앱을 찾지 못해 결국 포기하셨다”며 “프랜차이즈업체의 할인 조건이 갈수록 까다로워져 나이든 어르신은 이용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가 바뀌기 전 자사 앱 이용자 수 늘리기를 위해 연말 들어 많은 업체들이 고객 유치용 할인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면서 “복잡한 할인 적용 방법은 소비자들의 호응도 낮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