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세대교체 바람…2~3세 경영 승계 잰걸음

입력 2023-12-2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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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삼진·대원·SK바이오팜·롯데케미칼 등 최근 잇따라 승진

▲왼쪽부터 조규석·최지현 삼진제약 사장,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백인영 대원제약 이사,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사진제공=각 사)
▲왼쪽부터 조규석·최지현 삼진제약 사장,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백인영 대원제약 이사,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사진제공=각 사)

제약·바이오 기업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창업주의 2~3세가 대거 승진하며 경영 일선에서 두각을 보인다. 신세대 리더들의 경영이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광동제약, 삼진제약, 대원제약 등 전통 제약기업들이 가업 승계 구도를 공고히 했다.

광동제약 창업주인 최수부 회장의 장남 최성원 부회장이 이달 7일 회장으로 승진했다.

최성원 회장은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해 2000년 영업본부장, 2004년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어 최수부 회장이 2013년 타계한 후 대표이사 사장을 이어받았고, 2015년부터 부회장에 올랐다. 광동제약은 신임 회장의 지휘로 천연물 연구·개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삼진제약은 창업주들의 공동 경영 체제가 2세들에게 그대로 이어졌다. 조규성 경영관리 및 생산 총괄 부사장과 최지현 영업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진제약은 조의환·최승주 회장이 공동 창업했으며, 이들은 2021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규성 사장은 조의환 회장의 장남, 최지현 사장은 최승주 회장의 장녀다.

대원제약은 창업주의 3세 경영 참여가 본격화됐다. 백부현 회장의 손자인 백인영 이사가 내년 1월 1일 상무로 승진할 예정이다.

현재 대원제약은 백부현 회장의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인 백승열 부회장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백인영 이사는 백승열 부회장의 장남이다. 백부현 회장의 장남은 백신환 사장으로, 올해 초 승진해 경영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SK와 롯데 등 대기업 계열 바이오 기업에서도 총수의 자제들이 경영 일선에 등장했다.

SK바이오팜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장을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임명했다.

이와 함께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해 힘을 실었다. 최윤정 본부장은 전략투자팀장을 맡아 미국 현지의 연구 중심 자회사 ‘SK라이프라이언스랩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성과가 있다.

롯데케미칼은 신유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신유열 전무는 앞으로 롯데지주에 신설되는 미래성장실을 담당한다. 동시에 위탁개발생산(CDMO) 전문 기업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글로벌전략실장도 겸할 계획이다.

그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2~3세 승계는 안정적인 경영 전략으로 꼽혔다.

정윤택 제약산업연구원장은 “오너 일가 중심의 가업 승계가 유지되면 기업이 그간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책임경영을 거듭 강화할 수 있다”며 “승계 구도가 명확한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을 발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전문 경영인 체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약·바이오 산업은 단기간 내 성과를 가시화할 수 없어 장기 투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오너 일가가 경영 일선에 나서면 투자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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