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HMM 품은 하림, 재무적으로는 득…조달 과정·해운 업황 꼬이면 독”

입력 2023-12-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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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19일 상한가 기록…하림지주ㆍHMM도 상승
인수 주체 팬오션, 영구채·유상증자 우려에 하락 마감
“업황ㆍ 자금조달 따라 HMM, 팬오션 등 주가 변동 여지”

▲HMM (연합뉴)
▲HMM (연합뉴)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을 품은 하림의 주가가 단숨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해운업권 간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와 사세 확장 기대감 덕분이다. 그러나 향후 해운업황과 더불어 인수과정에서의 자금조달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하림, HMM 매각 우협대상자 선정에 상…인수주체 팬오션 10%대 급락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림은 전 거래일 대비 29.95% 급등하며 3775원에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전날 3085억 원에서 4009억 원으로 하루새 900억 원 넘게 늘었다. 같은 날 하림지주도 14.14% 급등했고, HMM 역시 5%대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다만, 인수 주체인 팬오션은 10.10% 급락 마감했다. 인수 과정에서의 대규모 현금 지출과 향후 차입에 따르는 이자 비용 부담 등이 리스크로 인식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은 인수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인수자금 마련을 위한 대규모 영구채 발행 및 유상증자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며 “이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HMM 인수, 재무적으로는 득…사세 확장 기대

증권가 전문가들은 대부분 하림의 HMM 인수가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적으로만 보면 HMM 인수는 득이다. 현금성 자산 10조 원을 들고 있는 회사 지분 60%가량을 6조4000억 원에 사는 것”이라며 “배당 상한까지 간다면 인수 금융 이자 비용도 충당할 수 있다”고 짚었다.

업권 측면에서 명 연구원은 “내년 컨테이너 업황이 안 좋을 가능성이 크지만, 과거 치킨 게임을 하면서 피 흘리던 시절만큼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사한 업종의 해운사끼리 합병됐으므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 업황은 돌고 도는 것이므로, 현재의 운임지수 등으로 득실을 따지는 것은 성급하다”며 “하림 입장에서 사세가 확장되는 것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다만, HMM 인수 과정 중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영구채, 유상증자 등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다.

명지운 연구원은 “영구채나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하는 데에 문제 될 것은 없다”면서도 “다만, 기존 주주들의 분노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자금조달에 대한 우려는 존재할 것이다. 당연히 자금 조달 계획을 마련해놓았을 텐데, 이에 따른 이자 비용 부담 등을 완화하려면 다른 쪽으로도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며 “다만, 금리가 내려가는 시점에서 딜을 성사시켰다는 측면에서 볼 때, 중장기적으로 빠른 시간 내 사업을 안착시키고 경제가 활성화하고 물동량이 늘어난다면 지금보다는 운임지수가 높아지겠다는 가정을 해볼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금리도 금리지만, 차입 규모 자체가 크기 때문에 이자 비용만 해도 수천억 원 가까이 들 수 있으므로 이런 요소들을 해소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HMMㆍ팬오션, 업황ㆍ 자금조달 따라 주가 내려올 여지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하림의 주가 흐름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으나 HMM, 팬오션 등에는 업황과 자금조달 상황 등에 따른 하락 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HMM은 수에즈 운하 운행 이슈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상승한 것으로 해석된다. 단기적으로는 좋은 모멘텀이나 전환사채(CB) 전환 등이 증자와 같은 효과가 있으므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팬오션 역시 유상증자 등의 이슈가 있을 수 있다.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운임지수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부분도 리스크”라고 짚었다.

양지환 연구원은 “하림지주의 팬오션 지분율은 54.7%인데, 별도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은 610억 원에 불과하다”며 “팬오션이 유상증자를 하게 되면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명지운 연구원은 “HMM은 매각가를 고려하면 팬오션-JKL 컨소시엄이 현 주가보다 낮은 주가로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므로 주가가 내려올 여지가 있다”며 “팬오션은 단기적으로 HMM 인수 자금 마련 부담으로 주가가 눌릴 것이나 내년 벌크업황에 따른 상승 요인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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