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보이콧 대박으로 바꾼 비결은?…철수 글로벌 기업 헐값에 줍줍

입력 2023-12-19 17:26 수정 2023-12-2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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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약 2년간의 우크라와의 전쟁 기간 분석
서구 기업 총 1030억 달러 손실 집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신임 대사 임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신임 대사 임명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구권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예상보다 더 잘 버텨내고 있는 비결 중의 하나로 서방 기업들의 보이콧을 헐값 매수 기회로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푸틴은 어떻게 서방의 보이콧을 대박으로 바꿨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NYT는 글로벌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나려고 하면 푸틴이 직접 나서 러시아 정부와 전쟁, 충성 엘리트 계층에 최대한 유리하게 철수 계약 조건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모스크바에서의 취재 결과를 전했다.

서방 주요 기업의 철수를 러시아의 충성스러운 엘리트층과 국가 자체에 대한 횡재로 바꿨다는 것이다. 매각을 원하는 기업에 헐값에 내놓도록 강요하거나 매수자를 친(親) 푸틴 인사로 제한했다. 때로는 회사를 압수하기도 했다.

NYT가 작년 2월 24일부터 2년 가까이 이어져 온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전쟁 기간 러시아 탈퇴를 선언한 서방 기업들의 재무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1030억 달러(약 134조 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철수를 선언한 기업들에 작년에 세금을 부과해 총 12억5000만 달러의 자금을 충당했다.

러시아를 떠나려는 서방 기업을 탈취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가령 네델란드 대표 맥주기업 하이네켄은 매수자와 매각가를 확정했음에도 러시아 정부가 이를 일방적으로 차단, 러시아 전 상원의원과 혼인 관계를 맺은 에어로졸 포장재 제조 재벌의 손에 하이네켄의 지분을 넘겼다고 협상 관계자들은 알렸다.

세계 최대 커피기업 스타벅스는 유력 상원의원의 측근들과 유명 레스토랑 사업가인 안톤 핀스키가 인수했다. 핀스키는 모스크바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당신들이 망쳤고, 떠났다. 우리는 저렴하게 인수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에서는 스타벅스가 ‘스타 커피’로 재탄생했고, 스타벅스 로고의 상징인 인어가 이제는 러시아 백조공주로 바뀌었다.

미국의 유명 도넛 제과 브랜드 크리스피크림은 이제 ‘크런치 드림’으로 탈바꿈돼 판매되고 있다. 핀란드 대표 가구기업 이케아는 러시아 국영 은행에 매각됐다. 닛산, 르노, 도요타의 러시아 사업도 국영기업에 인수됐다.

푸틴 대통령의 탈취 분야가 더욱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조명됐다. 엘리베이터, 타이어, 산업용 코팅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서구 기업들이 러시아 기업들의 손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

NYT은 “푸틴 대통령의 서방 기업 퇴출 방식은 러시아가 사업하기 위험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했을 뿐”이라며 “심지어 일부 러시아 고위 관리들조차 외국인 투자 및 경쟁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러시아 국민과 경제에 해를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차그룹도 19일 현재 가동 중단 중인 러시아 공장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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