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 키워드 ‘용문점액’…“우리 경제, 갈림길에 섰다”

입력 2023-12-21 14:39 수정 2023-12-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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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내년 경제 환경 전망 조사 결과 발표
키워드 ‘용문점액’…“위기 극복 못 하면 저성장”
전문가 절반 ‘U자형 상저하고’ 경기추세 전망
“2024년, 지속성장 vs 장기침체 갈림길 될 것”

▲전문가가 꼽은 '2024년 경제 키워드'.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전문가가 꼽은 '2024년 경제 키워드'. (사진제공=대한상공회의소)

국내 경제·경영 전문가들이 내년 경제 키워드로 ‘용문점액’을 꼽았다. 물살이 강한 중국 황하의 ‘용문’에서 물고기가 이 문을 넘으면 용으로 변하여 하늘로 날아가지만 이를 넘지 못하면 하류로 떠내려간다는 의미다. 내년 우리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하거나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담았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2024년 경제 키워드와 기업환경 전망에 대한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기로(岐路)’, ‘용문점액(龍門點額)’, ‘살얼음판’, ‘변곡점’, ‘Go or Stop’ 등을 꼽아 우리 경제의 중장기 미래가 좌우되는 중요한 순간이 다가왔다고 진단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여전히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매우 어렵고 먹구름이 잔뜩 껴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경제환경의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파악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우리 경제의 경기추세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는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의 48.9%가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上低下高)’를 보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26.7%는 ‘L자형의 상저하저(上低下低)’를 전망했다. ‘우하향의 상고하저(上高下低)’(16.7%), ‘우상향의 상고하고(上高下高)’(3.3%), ‘V자형의 빠른 상저하고(上低下高)’(2.2%) 등의 전망이 뒤를 이었다.

본격적인 경기 회복 시점은 2024년 하반기’(31.1%)나 ‘2025년 상반기’(26.7%)를 꼽은 응답이 많았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회복할 것’이라는 응답은 7.8%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로 2.1%를 전망했다. 세계 경제 성장 전망률인 2.7%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수 소비는 ‘올해보다 둔화’가 57.8%로 절반을 넘었다. 투자 역시 ‘올해보다 둔화’가 37.8%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다만 수출의 경우 ‘올해보다 개선’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51.1%를 넘어 수출 경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국 경제가 주의해야 할 대내외 위험 요인도 꼽혔다.

먼저 대외 리스크로는 △미국 통화 긴축 장기화(37.8%) △글로벌 수출 경쟁 심화(36.7%) △중국의 저성장(33.3%) 등이 꼽혔다. 특히 ‘미국 통화 긴축 장기화’와 관련해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장 많았다. 우리나라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대부분 전문가가 ‘미국금리 움직임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94.4%)’는데 의견을 모았다.

대내 리스크로는 △가계부채 심화(53.3%) △부동산발 리스크 확대(33.3%) △물가상승(32.2%) 등이 지목됐다. 특이사항으로는 내년 4월 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정치 이슈 과열’을 주의해야 한다는 응답이 20.0%나 나왔다.

전문가들은 내년 22대 총선에서 경제 및 기업 관련 공약에 대해 ‘실효성이 낮거나 중요도가 떨어질 것(38.9%)’, ‘규제·세제 등 기업부담을 강화하거나 노동계 입장에 치우친 공약이 많을 것’(24.4%)과 같이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새로 구성될 국회에는 ‘전략산업 및 R&D 지원(33.9%)’, ‘투자촉진을 위한 규제 완화(21.7%)’ 등을 요구했다. 정부에는 ‘가계·기업 부채관리(32.2%)’, ‘미래 전략산업 지원강화(16.7%)’ 등을 당부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2024년은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의 길을 걷느냐, 장기침체의 길을 걷느냐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좁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새롭게 구성될 국회가 힘을 모아 지원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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