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랭질환’ 주의보…응급처치로 회복 안 되면 응급실 찾아야 [e건강~쏙]

입력 2023-12-23 07:00 수정 2023-12-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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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명 사망…노인·영유아·기저 질환자 특히 주의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건강을 잃고서야 비로소 건강의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있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하게 사는 것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의료진과 함께하는 ‘이투데이 건강~쏙(e건강~쏙)’을 통해 일상생활에서 알아두면 도움이 되는 알찬 건강정보를 소개합니다.

영하 10도 이하의 추운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 등 대부분 지역에 한파 경보가 내려지고 있다. 이렇게 기온이 낮을 때는 한랭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23일 질병관리청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현황에 따르면 집계가 시작된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누적 한랭질환자 수는 85명, 추정 사망자 수는 1명이다. 특히 16일부터 일부 지역 최저 기온이 영하 21.5도까지 떨어지는 등 매서운 한파에 한랭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랭질환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저체온증이다. 저체온증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상태를 말한다. 몇 시간 동안 추운 환경에 노출될 경우 주로 발생한다. 술을 마시면 중추신경계의 기능이 저하돼 사지 말단부의 혈관 확장에 의한 열 손실이 심하게 증가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이 쉽게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했다면 열 손실을 방지할 수 있도록 젖은 의복은 제거하고 담요로 환자를 감싸줘야 한다. 또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이동해야 한다. 저체온증 환자는 탈수가 심하고 혈액의 점도가 증가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빠르게 수분을 공급해줘야 한다. 의식이 있으면 따뜻한 음료와 당분을 섭취하고, 의식이 없다면 호흡, 맥박 체크와 함께 필요한 경우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수액을 공급해줘야 한다.

겨울철 야외활동이 늘면서 손과 발 등에 동상이 생길 수도 있다. 처음에는 통증이 심하지 않다가 가볍고 차가운 느낌을 거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는 동상은 심하면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감각이 저하되면 따뜻한 물 등으로 보온하는 것이 좋으며, 장갑이나 양말은 젖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 만약 젖었다면 갈아신는 것이 좋다.

한랭질환을 겨울철 가벼운 해프닝으로 생각하거나 따뜻한 곳에서 조금 쉬면 나아지겠거니 여기기 쉽다. 하지만 지난해 한랭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사람은 447명, 사망자는 12명에 달한다.

이달 20일까지 발생한 한랭질환자 85명 중 80세 이상이 30.6%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0.0%, 60대 16.5%, 70대 10.6% 순으로 나타났다. 질환 유형별로는 저체온증이 83.5%를 차지했고 나머지는 조직괴사 등 동상으로 분류됐다. 오전 6시에서 9시 사이 16.5%로 가장 빈번했으며 길가에서 가장 많이 발생(28.2%)했으나, 집에서 발생한 경우도 23.5%였다.

한랭질환 예방을 위해선 실내온도를 18~20도로 유지하고, 체감온도 등을 확인해 추운 날씨에는 될 수 있으면 야외활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외출할 때는 내복이나 얇은 옷을 겹쳐 입고, 장갑·목도리·모자·마스크 등 방한용품을 챙기는 것이 좋다.

이재희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전국에 급격한 한파가 시작되면서 국민들의 신체 적응력이 다소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며 “노인이나 영유아, 기저 질환자는 체온유지, 혈액 순환 등의 신체 능력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기 쉽다. 저체온증이나 동상 등 한랭질환이 의심되면 주저하지 말고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응급처치를 받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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