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위기는 기회?…내년에도 실적 ‘쑥쑥’

입력 2023-12-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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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2024년 영업이익 6조 원 넘을 듯
업황 불확실성 커지는데…수익성 확보 총력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내년에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업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배터리 3사는 수익성 확보를 위해 저가형과 차세대 배터리 양산에 힘을 쏟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올해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1761억 원으로 집계됐다. LG에너지솔루션의 이익이 지난해 4분기 대비 168.91%, 삼성SDI가 7.58% 증가한 가운데 SK온이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해 대비 98.97% 성장한 2조4149억 원, 삼성SDI는 2.33% 증가한 1조850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SK온은 5526억 원 손실로 작년보다 적자 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북미 생산량이 크게 늘었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혜택이 더해지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IRA는 북미에서 제조된 배터리 부품과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조달한 핵심 광물에 대해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1~3분기 각각 4267억 원, 3269억 원의 첨단제조생산 세액공제(AMPC)를 받았다.

내년 하반기에는 업황이 본격적으로 회복되며 배터리 3사가 6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2024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4조1989억 원, 삼성SDI를 2조3740억 원으로 추산한다. SK온도 적자 고리를 끊고 내년 한 해 4692억 원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 부진과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낮아지는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전기차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철회한 상황이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한 켄터키 2공장 가동 계획을 연기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튀르키예에 짓기로 한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미국 대선에 따른 IRA 정책 변화 여부, 전기차 수요 둔화, 수주 공백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46 시리즈 배터리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국내 배터리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중저가형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며 양산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원통형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내년 중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가 가진 공간 효율성이 낮고 수명이 짧은 단점을 모두 개선했다.

삼성SDI는 이달 초 정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제시했는데, 추진팀을 꾸려 이 시점을 더욱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올해 3월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3사 중 최초로 공개한 데 이어 양산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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