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 “AI 법, 미국·유럽식도 아닌 우리 국익 따라야”

입력 2023-12-26 10:00 수정 2024-01-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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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오찬간담회서 “AI 규제 한국적 모델 만들어야”
유엔 AI 고위급 자문기구 합류ㆍ2025 GPA 회의 서울 유치 등 성과
“골프존 개인정보 유출, 위법 적발 시 과징금 종전보다 클 것”

“우리도 이제 선도국가를 좇아갈 시기는 지났다. 우리도 우리의 국익을 좇아야 한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최근 송년 기자단 오찬 자리에서 국내 인공지능(AI) 관련법 정비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고 위원장은 “글로벌 트렌드를 계속 모니터링해야겠지만 한국이 가진 글로벌 시장의 입지를 고려해 한국적 모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외국에서도 한국은 어떤 걸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기대가 많다. 이제까지 대체로 미국이나 유럽 제도를 많이 들여왔는데 이제는 한국 상황을 고려한 변화를 고민하는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21대 국회 내내 논의됐던 ‘인공지능 기본법(인공지능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은 지난해 2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뒤 여전히 계류 중이다.

업계에서는 규제 중심의 유럽연합(EU)보다는 진흥에 좀 더 무게를 싣는 미국식 AI법 도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법안소위를 통과한 AI법은 산업을 진흥하는 성격과 동시에 상당한 규제가 깔려있어 뚜렷한 방향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고 위원장은 ”내년에 주력하는 분야 중 가장 큰 것은 AI 부문”이라면서 “올해 8월 AI 시대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 정책 방향을 발표했는데, 그와 관련해 내년까지 가이드라인 등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위는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그만큼 주어진 역할도 크게 확대됐다. 올해 2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9월 말부터 일부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전 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근거가 마련했고, 이를 토대로 범정부 마이데이터 추진단도 8월 출범했다. 이와 함께 개인정보보호법 준수와 관련한 산업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사전 적정성 검토제’를 10월 발표했다.

고 위원장은 ”올해 크게 올해 크게 3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하나는 마이데이터 추진에 있어서 앞장서겠다, 두 번째는 개인정보 영역에서 국제적 무대에서 역할을 하겠다, 세 번째는 법 집행을 엄정히 하겠다였다“면서 ”이 세 가지 모두 큰 틀에서는 이룬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사이 개인정보위는 주무부처로서 확실히 입지를 굳혔다. 이를 반영하듯 내년도 개인정보위 예산은 총 654억 원으로 올해 대비 65억 원(11%) 증가했다. 고 위원장은 ”정부부처 중에서 여전히 예산이 가장 작다는 점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면서도 ”예산을 전반적으로 삭감하는 기조 속에서 (개인정보위가) 나름으로 열심히 하는 곳이라는 인식 덕분에 예산이 올해 대비 늘었다“고 자평했다.

국제무대에서의 영향력도 끌어 올렸다. 올해 10월 고 위원장은 유엔 AI 고위급 자문기구 회의의 자문위원으로 선발돼 세계 무대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개인정보 분야의 UN으로 평가되는 GPA(글로벌 프라이버시 어셈블리) 총회를 2025년 서울에 유치하는 등 개인정보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법적 처벌이 강화돼 기존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9월 15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과징금 상한액 산정기준을 기존 위반행위 관련 매출액에서 전체 매출액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그간 온-오프라인으로 이원화돼 각각 다른 기준을 적용해왔던 규정들도 ‘동일행위 동일규제 원칙’에 따라 모든 개인정보처리자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도록 정비됐다.

그는 ”처벌조항이 강화하면서 9월 이후에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과징금 처분이 세질 것”이라면서 최근 200만 명의 회원과 강사 수백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골프존에 대해서도 “위반행위가 드러날 경우 개정된 법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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