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6개 부처 합동으로 R&D 사업 진행
지난해 세계 최초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관심이 높아졌다. 국내 다수 기업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고, 정부도 연구개발 지원으로 치료제 제품화 사업을 수행 중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산업계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경쟁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주로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주로 활용됐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이 치료제로 주목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은 15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CJ바이오사이언스다. 회사는 올해 3월 영국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4D파마로부터 11개를 인수한 바 있다. 주요 후보물질은 ‘CJRB-101’으로, 미국 머크(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요법으로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2상을 승인받았다. 임상은 비소세포폐암, 두경부 편평세포암종 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지놈앤컴퍼니는 주력 파이프라인 ‘GEN-001’로 위암과 담도암 병용 임상 2상을 진행한다. 각각 바벤시오와 키트루다를 병용하고 있다. 지아이바이옴은 대장암 환자 대상으로 ‘GB-104’의 임상 1상 시험 중이고, 고바이오랩은 ‘KBL697’의 건선 치료제 임상 2상 막바지다.
정부도 팔을 걷었다. 올해 4월부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을 위해 ‘인체질환 극복 마이크로바이옴 기술개발 사업’을 위한 신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자원부,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등이 참여해 향후 8년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에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현장에선 연구 효율성과 부처별 데이터 공유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안 모색을 위해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마이크로바이옴 R&D 사업 3개 부처 합동 성과 교류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선 사업 과정에서 부처 간 활발한 정보 공유와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영인 연세대 교수는 “부처간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 질환 중 공통분모도 있어 과제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많다”라며 “정보를 공유하면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 중요한 소스가 될 것이기 때문에 부처 간 협력 관계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창균 경희의료원 교수는 “부처 과제를 보면 공통 질환이 많다. 과제를 통해 제공되는 공통분모를 찾고 정보를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질환이라도 프로토콜이 달라 공통분모 간의 차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면서 “주관하는 리더가 없는 것도 문제다. 그것을 거듭 보탤 것이냐가 관건”이라는 견해를 제시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정부 관계자는 “부처 간 원활한 협력이 이뤄지지 못했던 부분은 사실이지만, 정부 부처가 신규 예타 사업을 기획하고 논의하는 과정에 있다. 예타 사업을 민관이 함께 하면서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김재상 이화여대 교수(예타기획위원장)는 “질환은 많지만 다음 단계별로 잘 안되는 섹터는 중지시키고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며 “샘플링과 동물모델 구축, 기전 연구, 산업화 등 단계별 목표를 갖고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