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고객 확보 통했다"…설 자리 잃던 체크카드 '쑥'

입력 2023-12-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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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발급량 1억8557만장
이용액도 2.69% 증가한 81조

국내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량과 결제금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는 체크카드 발급을 통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에 이어 알파세대(2013년 이후 출생자)까지 확보해 미래 고객을 포석하겠다는 전략이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체크카드 총 발급 수는 1억8557만 장으로 전년 동기(1억8441만장) 대비 약 100만 장 증가했다. 총 이용금액은 81조552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78조9281억 원)보다 2.69% 증가한 수준이다.

체크카드 발급량이 감소했던 지난해와는 대조되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분기 6157만장, 2분기 6147만 장, 3분기 6137만 장, 4분기 6127만 장으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연회비가 없는 체크카드는 카드론, 현금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특히 금융지주 소속 카드사가 아닌 삼성, 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들은 연회비와 현금서비스와 같은 카드 관련 금융서비스로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보니 수익성이 제로에 가까운 체크카드 줄이기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업계는 신규 상품 출시와 함께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며 체크카드 이용 실적을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체크카드 주 이용자인 MZ세대의 결제력이 커지며 체크카드 이용금액 자체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매 분기 체크카드 발급량은 줄어든 반면 이용금액은 꾸준히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업계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청소년과 사회초년생 등 잠재 고객 확보해 미래의 소비자를 포섭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우선적으로 체크카드로 고객을 유입시킨 뒤 향후 신용카드 고객으로 전환하는 전략인 셈이다.

카드사의 데이터 사업을 위해 체크카드 이용을 활성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사들이 마이데이터 등 데이터 관련 사업으로 눈을 돌리며 젊은 금융소비자의 소비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체크카드 발급량을 늘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를 토대로 한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카드사의 새 성장동력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그림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는 개발비와 판관비 등을 고려할 때 수익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카드론, 리볼빙 등 금융서비스 기능이 없어 신용카드에 비해 건전성 관리에 효율적이며 데이터 사업 등 카드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체크카드 사업의 중요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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