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직원에 대한 폭행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순정축협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벌인 결과, 폭행과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부당노동행위 등 총 18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과 2억600만 원의 임금체불을 적발했다고 27일 밝혔다.
고용부에 따르면, 해당 축협 조합장은 노동조합에 가입했거나 한우명품관 식탁 의자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장례식장 등에서 수시로 폭행했다. 여기에 노래방에서 술병을 깨며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거나, 정당하게 지급된 시간 외 수당을 다시 내놓으라고 하는 등 근로자 인권과 노동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직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도 일삼았다. 이 밖에 근로시간을 관리하지 않으면서 연장근로 한도를 상습적으로 위반하고, 수당을 미지급하는 등 2억600만 원의 임금을 체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감독과 함께 진행된 익명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69%가 최근 6개월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1%는 1주에 1회 이상 괴롭힘에 시달렸다.
고용부는 폭행·폭언과 부당노동행위 등 9건에 대해 형사입건하고, 8건에 대해선 과태료 총 1억5200만 원을 부과했다. 괴롭힘·성희롱 가해자인 조합장에 대해선 징계를 요구했다. 앞서 순정축협은 해당 조합장 해임안을 안건으로 조합원 투표를 진행했으나, 안건은 정족수인 투표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지 못 해 부결됐다.
고용부는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농협중앙회 측에 해당 조합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징계 조치와 근본적인 조직문화 혁신 노력을 요청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이번 특별감독에 대해 “법을 무시한 사용자의 불법적 전횡으로 많은 근로자가 고통받고 정당한 권리를 침해당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불법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해 산업현장의 법치주의 확립을 통해 약자 보호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