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편법 수거 4분의 1로 줄어…"비콘태그 의무화 영향"

입력 2023-12-2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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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개의 의료폐기물 배출 업체 중 97% 비콘태그 설치 완료
"내년 RFID 의료폐기물 관리제도 안착으로 부적정 인계 건수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
수은함유폐기물 처리율 4%에서 50%로 개선…유해폐기물 관리체계 안전망 강화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된 6월 1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격리병동 간호사들이 근무교대 후 페이스쉴드를 의료폐기물 전용용기에 넣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 조정된 6월 1일 대구 중구 계명대학교 대구동산병원에서 코로나격리병동 간호사들이 근무교대 후 페이스쉴드를 의료폐기물 전용용기에 넣고 있다. (뉴시스)

‘고정형 배출자 인증 장치치(비콘태그)' 설치 의무화 등 개선된 무선주파수인식방법(RFID)의 도입으로 의료폐기물 편법 수거 건수가 4분의 1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정부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의료폐기물의 부적정 처리 방지 및 처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폐기물 인계·인수 과정에 개선된 방식의 RFID를 올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다.

의료폐기물은 보건·의료기관, 동물병원, 시험·검사기관에서 배출되는 폐기물 중 인체에 감염 우려가 크거나 보건·환경보호상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폐기물이다. 사용한 주사기, 거즈, 폐백신, 인체 조직, 실험용 동물사체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정부는 2008년 병·의원과 의료폐기물 운반·수거업자가 의료폐기물을 주고받을 때 RFID 이용을 의무화한 바 있다.

병원 측이 의료폐기물을 용기에 담은 뒤 전자태그를 붙여 배출 장소에 내놓으면 운반·수거업자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용 리더기로 용기 전자태그와 병원마다 발급되는 '배출자 카드'를 인식하는 식으로 폐기물 인수인계가 이뤄진다.

다만 의료폐기물이 정해진 장소에서 인수인계되고 제때 처리되도록 하고자 도입된 방식이지만, 일부 병원과 폐기물 운반·수거업자가 편법을 사용하며 문제가 생겼다.

일부 폐기물 운반·수거업자는 병원이 가지고 있어야 하는 배출자 카드를 자신들이 가지고 있으면서 정해진 시기나 장소를 지키지 않고 폐기물을 인계받고 폐기 물량이나 인수·처리 시점 등 관련 정보를 한국환경공단의 ‘폐기물 전자정보처리프로그램(올바로시스템)’에 임의로 입력한 것이다.

▲비콘태그를 이용한 인계인수(배출자→운반자) (자제공=환경부)
▲비콘태그를 이용한 인계인수(배출자→운반자) (자제공=환경부)

이에 환경부는 의료폐기물 배출-수집·운반-처리 전 과정이 RFID를 통해 관리되도록 제도를 정비했다.

병원 등 배출기관은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배출자 정보, 폐기물 정보 등이 담긴 ‘전자태그’를 부착하고, 배출 장소에 '고정형 배출자 인증 장치(비콘태그)'를 설치한 후 전용 용기 배출 시 이를 의무적으로 거치도록 했다.

또한 의료폐기물 처리업체에는 ‘고정형 처리자 입고시스템(태그별 입고시스템)’을 설치해 모든 전용 용기의 배출·수집·운반 정보 확인 및 올바로시스템에 자동으로 전송되도록 했다.

환경부는 제도 개선으로 현재 약 9만 개의 의료폐기물 배출 업체 중 97%가 비콘태그를 설치했으며,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는 13개 모든 소각장에 '태그별 입고시스템'도 설치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 결과, 2021년 1880건에 달하던 의료폐기물 부적정 인계 발생 건수가 올해는 이달 중순 기준 445건으로 대폭 감소했다"라며 "내년에 무선주파수인식장비를 통한 의료폐기물 관리제도가 안착되면 부적정 인계 건수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올해 수은함유폐기물 처리율 개선으로 유해폐기물 관리체계의 안전망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수은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한 국제 협약인 미나마타 협약에 동참하고 혈압계, 체온계, 척추측만각도기 등 수은을 함유한 의료기기 사용을 지난해 7월부터 금지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에서 약 2만8000개의 수은함유폐기물이 발생했으나 수은함유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가 전국적으로 인천 1곳에 불과하고, 이를 수집·운반하는 업체도 부족했다.

수은 폐기물 처리비용이 의료기기 구매비용의 4~5배에 달하자 의료기관에서는 폐기물 처리에 소극적이었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수은함유폐기물 처리율은 전체 물량의 4%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환경부는 지자체와 함께 의료기관 등이 개별 처리하던 수은함유폐기물을 지자체별로 모아서 수집·운반 업자에게 인계하는 '거점수거방안'을 마련하고 올해 4월부터 전국에 시행했다.

거점수거방안 도입으로 의료기관 등의 수은함유폐기물 처리비용은 수집·운반비용이 최대 85~90% 줄었으며, 폐기물 처리에 소극적이던 의료기관 등도 거점수거방안에 동참하게 됐다.

그 결과 올해 말 기준으로 수은함유폐기물 처리율은 전체 물량의 50% 수준까지 개선됐고, 내년에는 대부분의 수은함유폐기물이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수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수은함유폐기물과 의료폐기물은 모두 ‘폐기물관리법’ 상 지정폐기물로 분류된 유해폐기물로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라며 "앞으로도 국민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해 유해폐기물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폐기물이 안전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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