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증권사에 가려있던 보험사도 PF 부실 후폭풍 촉각

입력 2023-12-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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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 (이투데이DB)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으로 이어진 가운데 금융권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PF 대출 규모가 많은 보험업계도 태영건설발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보험사의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43조3000억 원으로 은행권(44조200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는 보험사들이 저금리 환경에서 자산운용 수익률이 감소하자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부동산 PF 대출채권 규모를 빠르게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과 저축은행,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들이 당국의 규제로 인해 부동산 PF 대출에 소극적인 사이에 일부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선 영향도 있다.

다만, PF 대출 연체율은 낮은 편이다.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증권 13.85%, 저축은행 5.56%, 여신전문금융사 4.44%, 상호금융 4.18%, 보험 1.11% 순이었다. 은행권은 0%대를 기록했다. 타 업권 대비 연체율이 높지 않은 까닭에 증권사와 캐피털,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과 비교해 보험사의 부동산 PF는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는 전체 운용자산 대비 PF 비중이 작고 대부분 선순위여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보험사는 투자자산의 위험도에 비례해 자본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부동산 PF 내에서도 주로 선순위에 투자한다. 특정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보험사가 실제로 받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나 총자산에서 PF 대출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임에도 여전히 위험은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체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보험업계의 PF 대출 연체율은 2021년 말 0.07%에서 지난해 말 0.60%, 올해 상반기 0.73%로 상승하더니 9월 말 1.11%를 기록하며 석 달 만에 약 1.5배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자산 대비 부동산 PF 대출 비중이 높은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연체율이 높아지면 회사 자산운용 수익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해외대체투자 사업과 부동산 PF 대출 집중도가 높은 업체의 사업성 저하 우려도 지속해서 나온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한 정밀한 점검을 요구하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4일 하반기 보험사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보험사의 대체투자와 부동산 PF 대출 등 고위험 자산의 손실이 확대 우려가 있다며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 강화를 당부했다.

한편, 보험업계는 유동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자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보험의 만기까지 겹쳐 자금줄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출 대부분이 선순위라 부실 위험은 크지 않지만, 충당금 적립 우려와 함께 시장 위축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률이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PF 대출 현황을 매월 취합해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P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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