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브라질서 고전한 HD현대건설기계, 북미·중동 등 판매처 다각화 성공

입력 2024-01-03 16:06 수정 2024-01-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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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브라질서 부동산 경기 악화로 판매 부진
북미 매출 비중 2년 간 13.4%에서 25%로 ↑
사우디 공략 집중하며 판매처 다각화 성공
“올해 브라질 경기 회복되면 수익 늘어날 것”

▲HD현대건설기계가 사우디에 납품하는 50톤 굴착기. (사진제공=HD현대건설기계)
▲HD현대건설기계가 사우디에 납품하는 50톤 굴착기. (사진제공=HD현대건설기계)

HD현대건설기계가 지난해 중국과 브라질 등의 수요 부진을 북미와 중동 지역에서 만회하며 판매처 다변화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며 위기 상황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었다는 평가다.

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건실기계의 해외 생산은 지난해 3분기 1만 17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1% 감소했다. 국내 생산은 같은 기간 2만 3222대로 전년 동기보다 12.2%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전체 해외 생산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실적 변화는 공장 가동률에도 영향을 미쳤다. HD현대건설기계의 국내 공장 가동률은 104.5%에 달했는데, 북미와 유럽권 수출 물량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해외 공장 가동률을 보면 중국 공장은 17.5%, 브라질 공장은 30.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HD현대건설기계의 핵심 수출 시장인 중국에서 코로나19 이후 건설 경기가 침체에 빠지며 건설 장비 판매 역시 부진했기 때문이다. 브라질 시장에서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으로 판매가 지속 감소했다.

이에 HD현대건설기계는 판매 지역 다변화를 위해 북미 수출에 집중, 2021년 회사 전체 매출의 13.4%였던 북미 시장 비중을 올 3분기 기준 25%까지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중국 시장 비중은 22%에서 약 4%까지 급감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과는 달리 북미는 미국 정부가 인프라투자법 시행에 따른 고속도로, 상수도 등 인프라 신축 및 보수에 나서며 관련 건설 장비 수요가 급증했다.

북미 시장 이외에도 중동 지역 판매량 증가로 판매처 다각화를 시도 중이다. 특히,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여러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도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울산에서 사우디 산업개발기금 최고경영자(CEO)인 빈 칼리드 알사우드 왕자와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를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사우디는 HD현대건설기계는 물론 HD현대 전체에서 공을 들이는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달 사우디에서 100대의 중대형 굴착기 공급 계약을 따냈다. 2월까지 22톤(t) 굴착기 70대, 50톤 굴착기 30대를 사우디 종합건설회사인 알 라프 컨트랙팅에 공급하게 된다.

해당 장비들은 사우디 동부지역 담맘부터 리야드까지 400km 구간 지하 수도관 조성 사업에 활용될 예정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8월에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사용될 중대형 굴착기 50대 계약 체결에 성공하는 등 지금까지 사우디에서만 800대의 건설장비 수주에 성공했다.

업계는 판매처 다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시점에서 올해 브라질과 중국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일정 부분 회복되면 HD현대건설기계의 수익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브라질 시장은 올해 건설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사우디와 북미 시장은 물론 브라질 시장에서도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등 현지 판매에 힘쓴다면 수익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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