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극적 회동했지만...결별 수순

입력 2023-12-30 12:12 수정 2023-12-30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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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재명 통합비대위 거절”
“변화 의지 확인 못해...갈 길 가겠다”
이재명 “대표 사퇴, 통합비대위 수용불가”
“당 안에서 단합해야...신당 재고해주시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가 30일 오전 극적으로 만나 민주당의 통합 방향성에 대해 얘기를 나눴으나,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회동에서 이 대표는 이 전 대표가 제안한 대표 사퇴와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거절했고, 이 전 대표는 “변화 의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히며 결별에 더욱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식당 달개비에서 만나 50분가량 단둘이서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목전에 두고 이 대표에게 요구했던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대위 출범 시한을 코앞에 두고 이뤄진 극적 만남인 만큼 갈등 봉합이 이뤄질지 주목됐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표는 회동에서 “당은 기존 시스템이 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가 있어서 존중해야 한다. 따라서 사퇴나 비대위를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이 전 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 앞에 섰다. 이 대표는 먼저 “당에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될 수 있고 실제로 기대치에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당을 나가시는 것이 길은 아닐 것이라는 간곡한 말씀을 드렸다”며 “어떤 경우에도 가능한 길을 찾아서 단합을 이뤄내고 그 힘으로 국민들의 절망적인 상황을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를 바라보며 “우리 총리님, 다시 한번 깊이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도 했지만, 이 전 대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곧바로 이 대표가 식당을 먼저 나섰다.

이 전 대표 역시 굳은 얼굴로 잠시 침묵을 유지하다 “민주당이 국민으로부터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 변화의 의지를 이 대표로부터 확인하고 싶었으나, 안타깝게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께서 구현하고자 했던 가치와 정신, 품격을 지키는 것이라 믿는다. (그러나) 현재 민주당에는 그것이 실종됐고, 회복의 노력이 어디선가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탈당하시는 거냐’는 물음에는 “차차 말씀드리겠지만, 좀 더 가치 있는 일을 위해 갈 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극적 만남이 이뤄졌지만, 서로 이견만 확인한 자리였던 만큼 이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창당 수순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당 안팎에서 충정 어린 제안이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응답을 기다렸으나 어떠한 응답도 듣지 못했다”며 ‘회동에서 통합 비대위 등을 요구했는지 묻는 질문에 “(이 대표가) 그걸 거부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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