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ELS 녹인 공포의 쓰나미가 몰려온다

입력 2024-01-01 13:59 수정 2024-01-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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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 연계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 연계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 이하 홍콩 H지수)가 편입된 주가연계증권(ELS) 중 6조 원에 육박하는 손실구간 진입(녹인)이 발생한 ELS가 올해 상반기 중 만기를 앞둔 상태다. 금융당국이 지난 연말부터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으나 막대한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일 금융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H지수를 편입한 ELS 중 녹인이 발생한 규모는 6조8000억 원이다. 이 중 87.8%인 5조9000억 원 규모 ELS가 올해 상반기 중 만기를 앞뒀다.

대규모 녹인 발생으로 큰 규모 손실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는 H지수 편입 ELS는 대부분 2021년 초 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H지수는 최고 1만2106.77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고점을 기록했으나 H지수는 지난해 연말 고점 대비 절반을 밑도는 5768.50포인트로 마감하는 등 급락한 상황이다.

통상 ELS는 가입 시점 대비 주가가 녹인 구간인 40~50% 수준까지 하락하지 않으면 정해진 수익률을 제공하나 그 이상 하락하면 녹인배리어에 진입한다. 이러면 가입 당시 지수의 70~80% 수준까지 지수가 상승해야만 손실을 피할 수 있다. H지수는 1만 포인트 기준으로 7000~8000포인트까지 상승해야 손실을 면할 수 있으나 해당 수준까지 반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문제가 되는 H지수 ELS는 대부분 은행권에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에 보고한 관련 자료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만기인 H지수 ELS 중 은행권이 판매한 규모는 9조2000억 원이다. 이달 8000억 원, 2월 1조4000억 원, 3월 1조6000억 원, 4월 2조6000억 원 등 만기 규모는 올 4월까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ELS 투자자들은 은행 등 판매창구에서 ‘불완전판매’를 했다고 주장 중이다. 한 투자자는 “창구 직원이 안전자산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사후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우려가 불거진 지난해 말 H지수 ELS 대응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ELS 판매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향후 투자자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더불어 금감원은 H지수 연계 ELS 주요 판매사 12곳에 대해 현장조사를 하는 한편, 투자자들의 민원 내용을 바탕으로 불완전판매 유형 분류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기반으로 불완전판매를 인정할 수 있는 주요 사실관계와 유형을 제시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닛케이225 지수 편입 ELS 발행이 늘어나면서 향후 또 다른 ELS 손실 발생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닛케이225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는 9월 들어 월 발행액 1조 원을 넘기면서 11조 원 규모가 발행돼 지난해 4조2600억 원 대비 158% 증가했다.

닛케이225 지수는 올해 최고 3만3853.46포인트로 1990년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름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닛케이225 지수가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우상향 흐름을 이어간다면 상환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역사적 고점을 기록하면서 지수 하락에 따른 ELS 손실 우려가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도 한발 앞서 투자자 손실 최소화에 나설 예정이다. 금감원은 “최근 꾸준히 발행량이 증가 중인 닛케이225 지수 편입 ELS도 모니터링과 투자자 위험 고지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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