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 입어 1400선을 회복하며 20일이동평균선을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장 초반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장 후반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지수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반복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학습 효과로 인해 더 이상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투자심리를 크게 개선시켰다.
그러나 추가 상승과 기술적 조정사이에서 방향성에 대한 확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전문가들 조차 이에 대한 의견이 나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풍부한 유동성과 각국의 경기지표 개선 등이 상승 분위기를 연장시켜주리라는 기대감이 우월한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지속되는 매수세에 주목하며 지수의 추가상승에 더욱 무게감을 두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원상필 연구원은 2일 "경기민감주들에 대한 외국인들의 매수가 지속되고 있고 특히 시가총액 대비로는 '건설과 증권'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지금 주식을 사면 상투를 잡는 것이라는 비관론을 제기하지만, 외국인들은 오히려 지수 상승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 연구원은 "과거 버블붕괴 이후 추세적 회복국면에서 증권업종의 평균 수익률은 157%를 기록했다"며 "현재 증권업종의 수익률이 61%임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각국 정부가 쏟아낸 엄청난 유동성과 현재의 저금리 기조로 인해 향후에도 유동성 장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근 증권업종의 강세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소비자 물가 동향과 수출입 동향도 시장의 추가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의 경우 20개월 만에 2% 대로 떨어지며, 최근 우려되던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 주고 있고 무역수지 역시 현재보다 개선되는 수준에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는 "GM파산도 불확실성의 해소 차원에서 접근 가능하다"며 "전일 오후 발표된 크라이슬러의 자산 매각 승인 건과 더불어 GM의 파산 소식이 빠른 구조 조정에 대한 기대감과 불확실성의 감소라는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증권주들의 강세에서 확인되는 추가 상승 모멘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일평균 수출액, 불확실성 해소라는 차원에서 접근 가능한 GM 파산 등을 고려해 볼 때, 시장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는 힘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양증권 김지형 연구원은 "코스피가 20일선을 회복하면서 추가상승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며 "국내경기 회복세를 알리는 징후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로 인해 쌓여가는 경기회복 신뢰감은 국내주식에 대한 외국인 매수의 가장 큰 유인책 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우여곡절 끝에 GM파산 신청이 공식화되었지만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며 "이 때문에 시장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불확실성 제거차원으로도 수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의 나홀로 매수만으로는 힘이 딸려 보인다"며 "더구나 외국인이 현물과 선물에 서 따로 놀아 상방향 베팅으로 단정짓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