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겹호재로 올해부터 웃는다

입력 2024-01-02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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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4분기부터 적자폭 개선
메모리 공급과잉 해소·수요 회복으로 가격 상승
CXL D램 상용화 임박…고부가 메모리 판매량↑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불황의 터널을 지나 흑자전환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인공지능(AI) 시장 급성장으로 반도체 수요가 폭발하면서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가격까지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올해는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는 평가다.

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8~9일께 잠정실적 발표가 예정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조5650억 원이다. 이중 반도체 부문의 영업손실 규모는 1조 원대로 예상된다. 3분기 -3조7500억 원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 SK하이닉스 역시 4분기 2703억 원 영업손실로 전 분기(-1조7920억 원)보다 적자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이로써 두 회사의 올해 흑자전환은 확실해졌다는 분위기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3조8109억 원이다.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이 지난해 3분기까지 12조69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1년 만에 적자를 회복하고도 남는 셈이다.

SK하이닉스도 적자 폭을 빠르게 줄여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5495억 원으로 나타났다. 작년 3분기까지 8조763억 원의 손실을 냈지만, 빠른 속도로 적자를 줄여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수요 회복보다 지난해 가동률 축소 등 공급 조절의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은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SK하이닉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9.5% 증가한 51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한 10조 원으로 최근 1개월간 형성된 시장기대치를 소폭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그래픽 D램의 성장세는 올해에도 지속할 것"이라며 "전통적인 D램의 연간 가격 상승 폭이 41%로 그래픽 D램의 가격 상승 폭인 30.9%를 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해 HBM의 판매량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AI와 서버 중심 하이엔드 수요집중 현상이 지속하고 있다"며 "올해 1분기에는 더욱 우호적인 계약들이 HBM과 DDR(더블데이터레이트)5를 중심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실적과 주가도 긍정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봤다

SK하이닉스는 서버 업체에 공급되는 DDR5,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에 들어가는 LPDDR5(저전력DDR5) 등 다양한 D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HBM 시장에 본격 진입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연초 엔비디아를 포함한 주요 고객들로 HBM3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HBM3는 이전 세대보다 전기소모, 안정성, 속도 등이 개선된 3세대 제품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도 호실적에 힘을 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고정거래가격은 1.65달러다. 9월(1.30달러) 이후 3개월 연속 상승이다.

낸드 플래시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4.33달러로, 2022년 8월(4.42달러)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보였다.

이와 함께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가 상용화를 앞둔 것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정보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세계 CXL 시장은 2028년 150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80% 규모인 120억 달러가 CXL D램 시장이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회사는 CXL D램으로 고부가 메모리 판매량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회사는 지난해 말부터 CXL 2.0 메모리 양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8GB CXL 2.0 메모리와 96GB CXL 2.0 메모리를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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