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자산과 보배들에 필요한 헌신 요구할 것”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
쌍특검 수용? “악법은 용기와 헌신 아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전국투어 첫 번째 키워드는 ‘용기’와 ‘희생’이었다. 한 위원장은 대전과 대구를 연달아 찾아 “우리 함께 갑시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겁니다”를 외쳤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에서 “대전은 우리 당에게 언제나 역전승리의 상징이었다”며 “우리 당이 어려움에 빠진 이유는 제가 보기에는 하나다. 이길 수 없다고 스스로 절망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저는 이 당에 들어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다만, 오히려 우리가 질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결국 우리는 상식을 가진 사람이다. 우리의 상대조차도 우리가 더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는 것은 속으로 인정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을 북돋웠다. 지지자들은 “맞습니다”를 외치며 연신 박수로 화답했다.
한 위원장은 “저는 우리가 반드시 이길 것이라 생각한다. 4월 10일 이후에 제 인생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그는 “그 이유는 그 선거가 이 위대한 대한민국과 이 위대한 동료 시민들의 미래를 정말로 크게 좌우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며 “저는 헌신하겠다. 그리고 우리 당의 이런 자산과 보배들에게 필요한 헌신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이날 오후에는 대구시당 신년인사회를 찾았다. 회의장에는 빨간 목도리와 옷을 입은 지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한 위원장도 수많은 인파에 휩쓸려 간신히 자리로 이동했다. 지지자들은 연신 “한동훈!”을 연호했고,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정치를 처음하는 저에게 충고하듯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국민의힘이 대구·경북에 정체되거나 매몰되면 안 된다고 한다”며 “그런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구·경북은 우리 당과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려는 사람들이 정말 어려울 때 끝까지 우리를 지켜준 우리의 기둥”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대구·경북의 응원과 지지를 정말 고맙게,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법무부 장관으로 재임 당시 대구를 방문했던 때를 언급하며 “점심에 남문시장의 납작만두 집에서, 오후에 수성 스마일센터 앞에서, 또 그날 밤 3시간 동안 기차를 못 타면서 동대구역에서 길게 줄을 서신 대구시민들과 저는 대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날 동대구 기차역 오신 시민들은 휴가 나온 군인들, 논술 보러 서울에 가는 수험생들,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본가로 돌아온 직장인 분들, 기차역 내에서 상점에서 일하는 분들, 미화 업무 하시는 여사님들이셨다”며 “모두 자기 손으로 돈 벌고 공부하고 땀 흘려 열심히 사는 생활인들이셨다. 저는 이런 동료 시민이자 생활인들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나서야겠다고 그 자리에서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그런 점에서 이곳 대구는 저의 정치적 출생지 같은 곳”이라며 “언제든 오늘의 초심이 흔들리 때 저는 11월 17일 밤 동대구역의 시민들을 생각하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헌신’에 대해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몸을 사리지 않고 말할 때 말하고 싸울 때 싸우고, 그렇지만 합리적 의견을 내고 합리적인 경쟁의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제가 불출마를 사실 정계 데뷔를 하자마자 정계 은퇴 선언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필요한 결정을 저는 사심 없이 할 것이고, 그 결정에 따라주시길 바란다. 그러면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데 대해 용기와 헌신을 요구할 생각이 있냐는 물음엔 “용기와 헌신도 맞는 내용에 대한 용기와 헌신이어야겠다”라면서 “총선을 그런 악법으로 덮어버리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게 어떻게 용기와 헌신일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정책 승부, 무엇이 동료 시민과 국민과 이 나라를 위해 옳은지에 대해 승부하자는 것”이라며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특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대장동 수사, 지금 진행하고 있는 수사를 사실상 중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법을 받아들이는 것은 용기와 헌신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