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망 해외 투자처는…“미·일 강세…인도 주목”

입력 2024-0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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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 지난해 해외주식 3조 원 순매도…11년만 순매도세
증권가 미국·일본·인도 강세 예상…중국 보수적 접근 전망
"낙관론 팽배한 증시, 채권·금 등 대체재 찾아야"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2024년 연초 해외 증시도 개장을 시작한 가운데 증권가는 유망한 해외투자처로 미국과 일본을 지목 중이다. 중국은 성장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방어적인 접근을 추천하는 한편,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는 해외주식 25억1600만 달러(약 3조2846억 원) 순매도했다. 이는 2012년 이후 11년 만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주식을 28억2600만 달러(약 3조6908억 원), 홍콩·중국 주식을 1억7400만 달러(약 2272억 원), 기타 국가 주식은 3억500만 달러(약 3983억 원) 순매도했다. 반면, 일본 주식은 6억3300만 달러(약 8267억 원) 순매수했다.

지난해 S&P500 지수는 24.54%, 나스닥 지수는 44.26% 상승했다. 홍콩 항셍 지수는 13.84%, 중국 상해 종합지수는 4.36%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28.24% 강세를 보였다. 인도 니프티50 지수도 20.25% 상승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올해 유망 투자처로 미국과 일본 주식을 꼽는다. 금리 인하 기대감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는 한편, 탄탄한 펀더멘털이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투자 관점은 물가와 금리에서 실적과 정책으로 옮겨갈 것”이라며 “최선호 투자 국가는 미국으로, 증시 경로는 나이키 형태를 보일 것이며, 일본 증시는 3분기부터 상승을 도모하는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변곡점으로, 2월까지 기간 조정을 보이다 3월부터 상승 전환을 기대한다”며 “일본은 올해 1분기 마이너스 금리 정책 철폐, 3분기 금리 인상 행보를 염두에 두면, 3분기가 연간 증시 저점이자 상승 전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 증시에 대해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올해 매크로 상황이 긍정적인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일본은행(BOJ)의 긴축과 엔화 강세 반전 우려가 제기되지만, 미국 수출 호황은 이어질 것이며, 수출주 중심 이익 개선은 점차 내수주 온기로 확산할 것”이라며 “상반기 자동차·반도체·상사 등 수출주에서 하반기 금융·부동산 등 내수주로의 오름세 전환을 기대한다”고 했다.

신흥국 중에서는 인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대 인구 대국으로서 고성장 추세가 이어지는 한편, 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 중이기 때문이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미국이 구상하는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이며, 중국 제조의 대체 기지로서 미국 공급망에 편입되고 있다”며 “압도적인 인구와 내수 시장, 정부의 강력한 제조업 육성책은 성장에 속도를 더한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신고치 경신을 앞둔 주가지수는 부담스러우나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 수준으로 지난 5년 평균 범위에 머물러 있다”며 “부담스럽긴 하나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다. 미 연준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 인도 주식시장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홍콩 및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구조적 성장 둔화 구간에 진입한 가운데 소비 회복 심리 지연, 부동산 침체 장기화, 미국의 규제와 더불어 신중해진 정부 정책 기조로 경제 회복 동력을 찾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구조적 성장 둔화 압력에 직면한 상태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자생 회복 능력 상실, 자산 가격 하락, 미국 주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여파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며 “정부도 경제 정책 목표를 성장이 아닌 안정에 방점을 두면서 적극적 경기 부양과 신산업 육성 드라이브 기대감도 낮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문남중 연구원은 “중국은 연초 이후부터 2월 중순은 경기 부양책 도입이 증시에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어 낙폭 과대에 따른 저가 매수세도 유인이 될 수 있다”며 “2월 중순 이후로는 재정 건전성 악화와 정부 정책 신뢰성 저하 등으로 증시 매력이 감소할 것이므로 비중 축소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올해 증시 낙관론에 무게가 실리는 가운데, 오히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하반기 들어 채권이나 금과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식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전까지 기대감에 대한 모멘텀이 긍정적이나 오히려 금리 인하 이후 조심스럽게 봐야한다는 생각”이라며 “연초에서 뒤로 갈수록 채권, 금 등 안전자산이 더 좋을 것이라고 본다”고 귀띔했다.

문남중 연구원 역시 “현재 낙관론이 팽배한 증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험관리 측면에서 보유자산 비중을 줄이는 기회로 삼고, 대체재를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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