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이란 등 브릭스 공식 가입…미국 견제 강화 전망

입력 2024-01-03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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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 1일 자로 회원국 지위 얻어
반도체, 전쟁 등 놓고 미국과 갈등
아르헨티나는 밀레이 대통령 반대로 무산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사카(일본)/AP뉴시스
▲무함마드 빈 살만(왼쪽)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9년 6월 28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오사카(일본)/AP뉴시스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협력체인 브릭스(BRICS)가 중동 국가들을 대거 합류시키면서 세력을 확장했다. 기존 5개국 체제이던 블록이 10개국으로 늘어남에 따라 미국을 향한 견제도 늘어날 전망이다.

2일(현지시간)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브릭스에 가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8월 브릭스 회원국들은 정상회의를 열고 사우디를 비롯해 이란과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5개국을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들 모두 1일 자로 회원국 지위를 얻게 됐다. 아르헨티나도 가입 승인을 얻었지만, 새로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러시아와 중국,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브릭스는 신규 회원국이 들어오기 전까지 세계 인구의 40%, 국내총생산(GDP)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애초 경제성장에 집중하려는 개발도상국 간의 협력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몇 년간은 미국과 서방을 중심으로 한 경제 질서를 견제하는 데 집중했다.

이 같은 목적은 회원국이 10개국으로 늘면서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러시아와 이란은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을 놓고 미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들이다.

특히 국제무대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사우디가 러시아,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면 서방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미국에서도 이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브릭스가 확장할 것을 촉구해 왔다”며 “이들은 거래 시 달러 의존을 낮추고 서방 제재에 덜 취약한 대체 금융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남아공에서 끝난 브릭스 정상회의는 유례없는 국제적 관심을 받았다”며 “서방과의 강압적인 무역 관계에서 해방되면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국가들은 과거의 부와 권력을 일부 되찾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브릭스는 앞으로도 회원국을 계속 늘린다는 방침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재 약 30개국이 브릭스와 함께하길 원하고 있다”며 “우리와 가까이하려는 이들의 열망은 브릭스가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상호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린 브릭스가 세계 다극화의 기둥 중 하나로서 지위를 강화하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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