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공모펀드 도입 소식에…운용업계 반응은 ‘시큰둥’

입력 2024-01-0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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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올해 안에 상장공모펀드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자산운용업계는 미온적인 반응을 내놓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조치라고 했지만, 자산운용업계는 더 세심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일 금융위가 발표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 방안’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일반 공모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된 데 따른 조치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TF 순자산총액은 121조 원을 넘겼지만, ETF와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한 공모펀드 설정액은 2019년(112조 원), 2020년(102조 원), 지난해 9월 기준 100조2000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세다.

다만 자산운용업계는 이번 조치가 공모펀드 활성화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가입자 중에는 환매를 못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상장하면 쉽게 환매에 나설 것이고 공모펀드 시장 규모는 계속 줄어들 것”이라며 “미국 시장이 보여주듯 이미 ETF라는 상위호환의 대체재가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살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이어 “활성화를 위해서는 세제 혜택이 더 중요할 것”이라며 “ETF를 운용하고 있지 않은 중소형 운용사를 위해서라면 액티브 ETF에 대한 상관계수 규제 등을 없애는 추가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프라이빗뱅커(PB)들은 선관주의 의무로 고객에게 최대한 높은 수익률 보장해야 한다”며 “직상장된 상품과 현장 가입 클래스 보수가 다르다거나 차등을 두게 되면 일일이 고객에 전화해서 더 나은 클래스로 이동시켜드려야 하는지 등의 현장 혼란이 있을 수는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공모펀드에 가입하려면 약관 확인 등으로 판매사에서 약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이런 불편함을 개선하는 것이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매보수 경쟁이 심화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공모펀드 판매사 관계자는 “공모펀드 판매가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이 문제”라며 “여기에 보수 경쟁까지 더해지다 보면 판매사 불만이 한층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운용사 간 운용보수 경쟁도 심화하면 업계 전반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다만 이번 조치가 자본시장 전반에는 간접적인 효과를 줄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오늘 발표의 즉각적인 효과보다는 한국 증시가 장기 상승하는 국면에서 상승효과를 일으킬 수는 있을 것”이라며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가입 절차 간소화와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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