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마약 흑역사’ 남양유업, 60년 오너경영 종지부…“경영 정상화 속도”

입력 2024-01-0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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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4년 창립 2세 홍원식 회장, 결국 한앤컴퍼니에 주식양도 대법 판결

대리점 갑질ㆍ황하나 마약 등 각종 논란 시달려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발표 결정적
남양유업ㆍ한앤컴퍼니 “경영 정상화 최선”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이투데이 그래픽팀/신미영 기자)

1964년 창립, 60년간 오너 경영을 이어온 남양유업이 경영권을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에 넘긴다. 남양유업은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이후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 마약 투약 등 각종 논란에 시달렸는데, 결국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4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상대로 제기한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는 보유한 회사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이번 판결은 홍 회장의 무리한 경영 방식이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남양유업은 2021년 4월 대표상품 ‘불가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위사실이라며 고발, 검찰 수사와 영업 정지 등 거센 후폭풍에 시달렸다.

홍 회장은 사태에 책임을 지고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공언했다. 같은 달 자신과 가족이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약 53%(매각가 3107억 원)를 한앤코에 넘기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다 4개월 후인 9월, 돌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백미당 매각 제외, 오너 일가 처우 보장 등의 계약조건을 한앤코가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에 한앤코는 2021년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022년 9월 1심에 이어 작년 2월 2심 재판부는 잇달아 한앤코 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도 이날 한앤코의 손을 들어주면서, 남양유업의 주인은 60년 만에 바뀌게 됐다.

남양유업은 홍 회장의 부친 고(故) 홍두영 창업주가 1964년 설립했다. 국내 기술로 만든 분유를 시작으로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맛있는우유GT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서울우유에 이어 우유업계 2위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3년 ‘대리점 물품 강매와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소비자 불매운동 기업이 됐다. 결국 매일유업에 2위 자리를 내줬고, 이와중에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의 마약투약 사건까지 ‘불호’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날 3심 결과에 따라, 경영권 소송과 오너리스크를 한번에 털게 된 남양유업은 ‘경영 정상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이날 대법원 판결 직후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회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주인이 된 한앤코도 경영 정상화와 실적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 한앤코도 이날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유업계에서는 남양유업의 주인이 바뀌면서 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경영 정상화에 나서면서 유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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