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여파에 지난해 미국 파산 신청 18% 급증…“올해도 늘어날 것”

입력 2024-01-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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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파산보호 신청은 72%↑
가계 부채 증가·연체율 상승 등에 증가세 유지 전망

▲벤자민 프랭클린 다리 뒤로 필라델피아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필라델피아(미국)/AP연합뉴스
▲벤자민 프랭클린 다리 뒤로 필라델피아 도심의 스카이라인이 보인다. 필라델피아(미국)/AP연합뉴스
고금리와 대출 기준 강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의 여파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미국 기업과 개인의 파산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18% 급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산정보 제공업체 에픽AACER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과 개인 등 미국의 총 파산 신청 건수는 44만5186건을 기록해 전년보다 6만6796건 늘었다. 파산법 11조(챕터11)에 따른 법인 파산보호 신청 건수도 전년의 3819건에서 지난해 6569건으로 72% 폭증했다. 챕터11은 파산법원의 감독으로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회생을 모색한다는 내용의 조항이다. 개인 신청 건수는 41만9559건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의 총 파산 신청 건수는 전달의 3만7860건에서 3만4447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6% 늘었다.

파산 신청 건수는 올해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75만7816건에는 아직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에픽AACER의 마이클 헌터 부사장은 “예상대로 지난해 신규 파산 신청 건수는 전년에 비해 증가했다”며 “팬데믹 경기부양책의 축소와 자금 조달 비용 증가, 고금리 환경,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등에서의 연체율 상승, 사상 최고 수준의 가계 부채 등을 고려할 때 올해도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법인과 개인이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2년부터 이어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기업과 가계의 재정 여건이 크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미국의 가계 부채는 사상 최고치인 17조3000억 달러(약 2경2663조 원)를 기록했다. 30년 만기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도 지난해 말 8%를 웃돌며 2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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