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 문건 공개 파장…클린턴·앤드루 왕자도 포함돼

입력 2024-01-0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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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00여 명 실명 공개될 듯…“가까웠단 이유만으로 평판 나락” 우려도

▲제프리 엡스타인이 2008년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미국)/AP뉴시스
▲제프리 엡스타인이 2008년 7월 30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법정에 출두하고 있다. 웨스트팜비치(미국)/AP뉴시스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미국 부호 제프리 엡스타인의 소송 관련 문건이 공개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 법원은 이날 그동안 비공개 처리했던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 40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서에는 재판과정에서 익명으로 처리됐던 인사들의 이름이 적시됐다. 일부 내용은 이미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지만, 사법 시스템에 의한 문서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문건은 피해자 중 하나인 버지니아 주프레가 엡스타인의 공범이자 과거 연인이었던 길레인 맥스웰을 상대로 제기한 2015년 소송과 관련된 내용이다. 정치 및 산업·금융권 인사 등 200여 명에 달하는 인물들의 이름이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날 1차 공개된 녹취록 등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과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막내아들인 앤드루 왕자의 이름이 포함돼 관심을 끌었다.

이날 공개된 증언 녹취록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 소녀들과 관련해 어린 여성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었다는 피해자 요안나 쇼베리의 증언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왕자가 2001년 엡스타인의 맨해튼 저택에서 자신의 가슴을 만졌다고 주장한 쇼베리의 증언도 실명으로 공개됐다.

엡스타인 재판 관련 문건들은 그동안 엡스타인이 저지른 범죄에 직접 연루되지 않았다는 익명으로 다뤄져 왔다. 하지만 지난달 뉴욕 연방 법원의 로레타 프레스카 판사가 등장인물의 실명 공개 명령을 내리면서, 이른바 ‘앱스타인 명단’이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됐다.

다만 언론들은 등장인물들이 실명 공개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해서 엡스타인의 성범죄와 관련 있다는 뜻은 아니라고 짚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문건에 이름이 오른 많은 남성은 어떠한 성적 비행으로도 기소되지 않았다”며 “하지만 엡스타인과 사회적으로 가까웠다는 이유만으로 평판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블랙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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