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중 증권사들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지급결제 서비스 홍보를 두고 위법 소지가 많다는 은행업계의 지적이 나왔다.
은행연합회는 2일 '증권사 CMA 지급결제 홍보의 위법성'이라는 안내 자료를 통해 이같은 견해를 드러냈다.
이는 CMA 지급결제 서비스 홍보와 관련된 위법 여부의 핵심은 현재 자본시장법에 의한 증권사의 지급결제서비스가 시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급결제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표현은 관련법 위반과 고객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불공정 광고 소지가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언론들은 최근 증권사에 소액지급결제 서비스가 실시되면 은행과 연계된 계좌 없이 CMA만으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표현을 사용해 CMA로 지급결제가 가능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증권사 지급결제의 근거법인 자본시장법 40조에 의거했을 때, 사실과 다르다는 게 은행연합회 측의 주장이다.
자본시장법 40조에 따르면 현재 시중 증권사는 '투자자예탁금으로 자금이체업무'를 함으로써 자금 이체를 위해서는 반드시 CMA가 아닌 투자자 예탁금 계좌를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참고로, CMA는 본래 투자자 예탁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특정 금융상품에 투자되도록 설계된 계좌라는 점에서 원본 보장이 되지 않아 CMA 자체에서 자금 이체를 하는 대신 투자자 예탁금으로 하도록 만들어 진 상품이다.
연합회측은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CMA에서 직접 자금이체를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CMA를 집중 홍보하는 이유는 CMA의 상품성을 강조하여 급여이체계좌 등을 증권사에 많이 예치하려는 속셈이 있다는 것.
실제로 증권사는 자본시장법이 확정되기 전에 CMA로 하는 자금이체업무를 법에 규정화하려고 하였으나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CMA 본연의 특성에 의거해 무산됐다고 연합회측은 전했다.
은행연합회는 이와 관련, '표시 및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나 광고 행위,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허위 내지 과장표시 광고나 기만적인 표시 광고는 금지되도록 되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윤성은 은행연합회 수신제도부 부장은 "국내 40여개 증권사중 지급결제 참여를 신청한 증권사는 모두 25개"라며 "현재까지 단 한군데도 지급결제서비스를 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이미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고객에게 오인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특히, 지급결제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증권사가 은행을 경유하지 않고 지급결제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는 모두 불공정 광고로 지적될 수 있다"며 "시중 증권사들의 과도한 홍보를 방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나 구체적인 광고 허용 문구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은행의 급여계좌중 상당수가 CMA로 옮겨갈 경우 금융시장에 또다른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했다.
은행에 예치된 자금은 대출재원으로 활용돼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대출을 가능하게 하지만, 은행 자금이 제2금융권으로 과도하게 옮겨갈 경우 은행의 대출재원이 부족해지면서 은행은 상대적으로 고금리인 은행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이 경우 대출금리의 상승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