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층 출입구 두 개 마련…견주는 별도 문으로 2층 진입.
유리칸막이 부스석, 다른 강아지와 접촉 없어 '편안'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보니 강아지 동반 가능 스타벅스가 생겼다고 해 얼른 달려왔어요.”
귀여운 강아지를 품에 안은 이주연 씨(32)는 7일 오전 경기 구리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에서 들뜬 모습이 가득했다. 이 씨처럼 한가로운 일요일을 반려견과 함께 보내려는 이른바 ‘펫팸족(펫+패밀리)’ 고객들로 이곳은 아침부터 북적였다.
5일 개장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은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과 취식이 가능한 별도 공간을 마련한 스타벅스 최초의 매장이다. 반려동물과 입장은 가능하되 취식이 불가능했던 ‘펫 프렌들리’ 매장인 스타벅스 ‘더 북한강R점’보다 한층 발전한 형태다.
현행법상 그동안 카페에서 반려동물과 한 공간에서 음료를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다. 식품위생법상 음식점에 동물의 출입과 사육 등을 하려면 해당 공간을 음식점과 분리해야 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작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에 신청한 ‘규제 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부여받아, 2026년 1월 4일까지 2년간 반려동물 동반 및 취식 가능 매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매장 1층에는 음료 제조공간이 포함돼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에 따라 반려동물 동반이 제한된다. 이런 제약으로 인해 스타벅스는 매장 1층에 ‘2개의 출입구’ 전략을 취했다. 일반고객은 1층 출입구를 이용하고, 반려동물 동반 고객은 1층 외부전용 출입구를 통해 2층 펫존으로 바로 입장이 가능하게 했다. 펫 존 한 켠에는 배변 패드와 배변 봉투, 탈취제, 전용 식기 등 반려동물 용품도 마련돼 편의성을 더했다.
펫존에 들어서자 입구 양옆에 마련된 ‘웨이팅 존(Waiting Zone)’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객이 화장실을 가거나 주문을 위해 1층으로 이동할 경우, 반려동물을 잠시 머물게 만든 케이지 같은 공간이다. 소형견·중형견별로 크기를 달리한 사각형 룸이 각각 6개씩, 총 12개가 있다.
반려동물 동반 고객에게 가장 인기인 공간은 ‘유리칸막이 부스석’으로 빈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2~5명이상 고객이 반려동물과 함께 할 수 있는 총 7개의 부스석은 내향적인 성격의 반려동물과 온 고객들도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이현우(32) 씨는 “강아지도 성격이 제 각각인데 제 강아지는 소심한 편이라 다른 강아지와 노는 걸 좋아하지는 않는다”며 “확실하게 분리된 부스석 덕분에 강아지들끼리 싸울 걱정도 없고, 견주는 커피와 음식을 편하게 즐길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매장 개장일에는 평일임에도 고객의 오픈 런이 있었다”면서 “주말인 오늘은 부스석을 이용하려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스타벅스는 안전한 매장 이용을 위해 출입가능한 견종과 크기에 제한을 뒀다. 키 50cm이하 강아지는 맹견을 제외하고 출입이 가능하다. 광견병 예방주사 접종은 필수다.
이날 가족과 함께 온 김태희(46) 씨는 반려동물 싫어하는 사람의 눈치를 볼 필요 없고, ㄱ삭종 편의용품이 갖춰진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김 씨는 “나들이 때마다 가족이나 다름없는 강아지와 함께 갈 공간이 마땅치 않아 마음이 늘 불편했다”면서 “조만간 강아지를 키우는 지인들과 함께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했다.
스타벅스가 반려동물 동반 매장 개점에 나선 것은 늘고 있는 펫팸족 고객을 잡기 위해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602만 가구로 전체의 25.4%에 달한다. 4가구 중 1가구가 펫팸족인 셈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스타벅스에서도 반려동물과 같이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고객의 요구를 적극 반영해 구리갈매DT점을 오픈했다”며 “이용 고객의 반응을 수렴해 차츰 반려동물 동반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