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미래 이끌 ‘비만치료제’…국내 제약사도 개발 박차

입력 2024-01-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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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4-01-08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한미·유한·일동 등 2030년 130조 시장 정조준 [비만치료제 시장 잡아라]

국내 제약사들이 비만 인구 증가에 매년 급성장하는 비만치료제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한미약품, 유한양행, 일동제약, 대원제약 등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비만치료제’를 낙점하고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비만 인구 증가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비만 인구는 1975년 이후 지금까지 3배 이상 증가했다. 세계비만재단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비만 인구를 9억8800만 명으로 집계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만19세 이상 성인 비만 유병률은 2021년 기준 37.1%에 달한다. 이는 2011년 31.4%와 비교해 10년간 5.7%p(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0년 25억 달러(3조3000억 원)였던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2년 100억 달러(13조2000억 원) 규모로 커졌다. 또한, 대신증권은 2024년 전망보고서에서 2030년 전 세계 인구의 약 50%가 비만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비만치료제 시장도 2030년 약 1000억 달러(약 131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선 한미약품의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 한미약품은 비만 프로젝트 ‘H.O.P(Hanmi Obesity Pipeline)’를 가동하며 비만치료제 명가로 거듭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회사는 당뇨병 신약으로 개발하던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를 ‘한국형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고, 신약후보물질 ‘HM15275’로 글로벌 비만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당뇨병 치료제로 한미약품이 2015년 사노피에 39억 유로(약 5조5970억 원) 규모에 기술 이전했으나, 2020년 반환됐다. 주 1회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로,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호르몬 유사체로 작용한다.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비만 적응증으로 임상 3상 계획을 승인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목표는 2026년 임상 완료, 2027년 1분기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 출시다.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를 통해 ‘에페글레나타이드’ 외에도 GLP-1·글루카곤·GIP를 동시 타깃하는 차세대 삼중작용제 ‘HM15275’, 경구용 비만치료제, 근손실 방지 및 섭식장애 개선 후보물질, 생활습관 교정을 위한 디지털 치료제 등 5종의 비만 신약을 개발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 자회사인 뉴로보 파마슈티컬스(NeuroBo Pharmaceuticals)는 최근 ‘DA-1726’을 비만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글로벌 1상 임상시험계획을 신청했다. 올해 상반기 임상 돌입과 내년 상반기 종료가 목표다.

신약후보물질 DA-1726은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해 식욕 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감소와 혈당조절을 유도한다. 전임상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비만 동물모델에서 우수한 체중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일동제약은 경구용 치료제(먹는 약)로 차별화해 개발에 나섰다. 연구개발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가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중인 ‘ID11052156’은 기존 주사 제형 GLP-1 계열 약물과 달리, 경구용 합성의약품으로 개발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구용인 ‘ID11052156’은 주사 제형의 기존 치료제보다 생산성과 안전성, 환자 투약 편의성 모두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상 실험에서 인슐린 분비 및 혈당조절 등의 유효성은 물론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보다 우수한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상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비만치료제 공동 개발사례도 늘었다. 유한양행은 이달 5일 인벤티지랩과 비만 치료 장기 지속형 주사제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인벤티지랩은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계열 비만치료제 ‘IVL3021’을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기 위한 제형 최적화 작업과 초기 개발 및 제품 생산을 수행한다. 유한양행은 후기 개발과 상업화를 담당한다.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과 동일하게 식욕 억제를 돕는 물질로,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성분이다.

대원제약은 라파스와 함께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를 개발에 돌입했다. 지난해 식약처에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했고, 위고비를 마이크로니들 패치제로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원제약이 준비하고 있는 마이크로니들 비만치료제는 팔·복부 등 각질층이 얇은 부위에 1주일에 한 번 붙이기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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