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 "정말 신기하다…마치 '겨울왕국' 같아"
'성난 사람들', 에미상 11개 부문 13개 후보로 지명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에서 재미교포 '대니 조'를 연기한 한국계 배우 스티븐 연이 골든글로브 TV 미니시리즈 부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계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성난 사람들'은 7일(현지시간) 저녁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미니시리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총 3관왕에 올랐다.
남우주연상을 받은 스티븐 연은 무대에 올라 "정말 신기하다"라며 "나는 평소 고립에 관해 자주 생각한다. 근데 지금 이 순간에는 모든 사람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수상이) 마치 '겨울왕국'의 줄거리처럼 느껴진다"며 제작진과 가족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스티븐 연은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에서 '글렌 리' 역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극 중에서도 한국계 미국인으로 등장한다. 이후 그는 2017년 봉준호의 '옥자'에서 ALF(동물해방전선) 멤버 '케이' 역을 맡으며 국내 영화팬들에게 첫 눈도장을 찍었다.
2018년에는 이창동의 영화 '버닝'에 출연, 의뭉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남성 '벤' 역을 맡아 제71회 칸 영화제에 진출하기도 했다.
2년 뒤 스티븐 연은 영화 '미나리'에서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가장 '제이콥' 역을 맡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한국계 미국인이 이름을 올린 것은 스티븐 연이 처음이다.
지난해 4월 스티븐 연은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에서 재미교포 '대니 조'로 활약했다. '성난 사람들'은 대니 조가 할인매장 주차장에서 발생한 사고에 휘말리며 겪게 되는 복수극을 다룬 10부작 드라마다.
이 드라마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선보이며 분노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현대인의 잠재된 폭력성을 수면 위로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개 후 넷플릭스 시청 시간 10위 안에 5주 연속 이름을 올리며 장기 흥행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스티븐 연은 존 햄('파고'), 매트 보머('펠로 트래블러스'), 우디 해럴슨('화이트 하우스 플럼버스') 등을 제치고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계 배우의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수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난 사람들'은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감독 이성진이 연출과 제작, 극본을 맡았다. 이날 상대역을 맡은 앨리 웡도 같은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성난 사람들'은 총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가 대거 참여한 '성난 사람들'은 올해 에미상 시상식에도 11개 부문 13개 후보로 지명돼 있다.
한편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이 연출한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도 작품상 등 총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