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위, ‘금투세 폐지’ 공방...본격전은 법안 발의된 후

입력 2024-01-0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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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8일 오후까지 이어지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현안질의에서는 정부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추진을 두고 야당 기재위원들의 비판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야당은 계속해서 금투세 폐지가 급작스럽게 제시된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정부‧여당은 발표 시점이 지금일 뿐 충분한 고민을 거친 정책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실제 법안이 발의돼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한 만큼 이날 질의는 이렇다 할 결론이 없이 끝날 예정이다.

오전 10시쯤부터 현안보고 후 현안질의를 시작한 기재위는 낮 12시 오전 질의를 마무리하고, 오후 2시가 좀 넘어서부터 현안질의를 이어갔다.

오후 첫 질의자로 나선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금투세 폐지는 근로소득자에 대한 차별이자, 주식 초보자에 대한 특혜”라며 “국가가 각 경제 주체에 노동, 사업이 아닌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을 사회가 우대하겠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철회를 촉구했다.

또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2일 금투세 폐지를 즉흥적으로 발표한 뒤 김병환 차관이 금투세 폐지가 현 정부의 공약과 국정과제에 포함됐다고 말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금투세 폐지가 마치 국정과제인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이수진(동작을) 민주당 의원도 “올해 세수 전망도 어두운 상황에서 전체 투자자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의 초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감세를 하는 것에 대해 국민들이 이해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저도 근로소득자다. 걱정하는 부분 잘 알고 있다”며 “기재부가 오히려 세수 감소도 제일 걱정할 수 있다. 그러나 정책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대기업 감세가 부자 감세냐는 것도 대기업이 잘 돼야 대기업 근로자와 대기업과 연결된 중소기업이 잘 되는 것 아니겠나”라며 “한 단면만 보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이런 부분도 고려해 고민을 저희가 많이 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에는 철학이 없다”며 “금투세 폐지하면 경제가 선순환하고 도움이 된다? 이런 궤변이 어디있나. 그런 논리면 근로소득세, 부가세도 없애는 것 어떠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동수 의원은 “경제 정책을 호떡 뒤집듯 뒤집고 있는 정부”라고 보탰다. 한병도 민주당 의원도 “총선을 앞두고 기습적으로 발표하는 정책은 총선을 위한 포퓰리즘 정책이란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이에 “오랫동안 고민했던 정책”이라며 “금투세는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5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불확실성이 커지지 않았나. 이런 불확실성을 빨리 없애기 위해 한 거고, 발표 자체는 정책방향에 담을 수도 있고, 대통령 말로 할 수도 있는데 후자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전 질의에서도 야당 위원들은 금투세 폐지를 두고, 시행 직전 갑작스런 정책 변경, 초부자 감세 성격,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으로서의 부적절성 등을 언급하며 비판을 했다. 반면 정부‧여당은 이에 금투세 폐지가 가진 금융자산 확보 사다리로서의 의미, 경제 상황에 따른 유동적인 정책 변화 등을 언급하며 반박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오후 질의에서 태영건설에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무산될 경우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한다는 방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태영건설은 부채비율도 다른 회사보다 높고, PF 사업장에 본인들이 보증을 선 게 많다”면서 “부채 의존적인 경영을 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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